아버지의 생전 남을 생각하는 행동과 성경의 한 구절을 인생의 좌표로 삼아 구미에 뿌리를 내린 음악 전공자 김훈배(56)씨. 그는 '봉사에는 경계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1979년 교회 성가대 지휘자 생활을 하면서 구미에서의 삶을 시작한 그는 오랜 음악학원 운영 경험을 살려 2004년 구미 송정동에 (주)구미아트문화센터를 차렸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가르침인 남을 생각하는 '배려'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라는 성경 한 구절을 인생좌표로 삼았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피아노 등 악기를 다루고 싶어 하거나 음악에 관심 있는 한 보육시설 원생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가르쳤다. 해마다 3~5명의 원생에게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벌써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2004년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센터 주변 아파트 빈 땅이나 자투리 땅 가꾸기 봉사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전문적인 원예공부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꽃가꾸기 봉사로 센터 주변은 철마다 색다른 화초로 채워졌다. 그의 손길에 닿는 빈 땅마다 계절에 맞게 유채꽃이나 제비꽃, 원추리, 맥문동, 한련초 등이 피었다. 아파트 주민들이 버린 화분에 겨우 살아남은 화초가 그의 손을 거치면 새로운 꽃과 식물로 되살아났다. 이렇게 생명을 되찾은 화초와 화분은 이를 버린 원주인에게 다시 돌아가기도 했고, 지나가는 주민들이나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봉사의 영역은 경계가 없다'고 믿는 만큼 그는 또 다른 봉사를 시작했다. 지역의 2군데 큰 병원에서의 무료 음악공연이 그것이다. 한 병원에서는 2년째 매달 두 번씩 음악봉사를 하고 있다. 음악봉사가 곧 배려이고 성경말씀의 실천이라고 생각한 그였기에 병원 음악봉사와 함께 한 노숙인 쉼터에서도 매달 두 차례 점심시간 '라이브콘서트'를 하고 있다. 그는 "식사시간이 즐거우면 소화는 물론이고 정신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센터와 맞붙은 아파트 주민들과 학생들의 편리를 위해 센터를 통과하는 계단 길을 열어주기 위해 센터에서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집에서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출근한다는 김훈배씨.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믿는 그는 "봉사뿐만 아니라 나이, 가족, 남녀, 지역 등에서 경계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그의 경계 없는 삶은 더욱 넓어지고, 그의 손길이 닿는 화초마다 싱싱함이 계절만큼이나 더해가는 듯하다.
매일신문 경북중부지역본부· 구미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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