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리 vs 실리, 조직력 vs 조직력…누가 웃을까

스페인-네덜란드 결승전 관전 포인트

'무적 함대' 스페인과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결승에서 만났다. 두 팀은 12일 오전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두고 마지막 혈투를 벌인다. 두 팀의 대결은 월드컵 첫 우승 도전에다 탄탄한 조직력 및 중원 압박을 통한 경기 운영, 이기는 '실리 축구', 최소 실점을 통한 '짠물 축구' 등 여러모로 닮은 꼴을 하고 있다.

◆'첫 우승' 도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스페인과 4위 네덜란드는 랭킹이 말해주듯 둘 다 월드컵 때마다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지 못했다. 어느 팀이 우승하든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네덜란드는 1974, 1978년 등 두 차례 결승에 진출했지만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이번엔 반드시 '우승 징크스'를 깬다는 각오다.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스페인의 투지도 남다르다. '세계 최강'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1950년 브라질 월드컵 4위가 최고 성적인 스페인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여세를 이어갈 태세다.

◆'실리·짠물 축구' 대결

두 팀은 이기기 위한 '실리 축구', 지지 않는 '짠물 축구'를 구사한다. '토털 사커'의 창시자인 네덜란드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공격 축구를 지향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선 수비 후 역습'의 지지 않는 '실리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네덜란드는 월드컵 유럽 예선 8경기와 본선 4강까지 6경기에서 무패의 기록으로 결승에 올라 15전 전승의 신화창조에 도전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또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덴마크를 2대0으로 이긴 것을 제외하곤 모두 1점 차로 승리하는 '짠물 축구'를 구사했다. 스페인도 유럽예선에서 10승 전승으로 본선에 오른 뒤 조별 1차전에서 스위스에 0대1로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이후 5연승을 거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조별리그 온두라스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둔 것 외에는 모두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조직력 중시 스타일

두 팀 모두 중원의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고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경기 운영을 '팀 컬러'로 삼고 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가 주축을 이룬 스페인은 끈끈한 조직력과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짧고 정교한 패스로 미드필드를 장악하고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게 특징이다. 8일 독일과의 준결승에선 70%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네덜란드는 빠른 돌파와 과감한 플레이 등 선이 굵은 축구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본선 6경기에서 스페인은 7득점-2실점, 네덜란드는 12득점-5실점했다.

역대 상대 전적은 네덜란드가 4승1무3패로 근소하게 앞서지만 막상막하다. 월드컵 본선에서 서로 만난 적은 없다. 2000년대 들어 두 팀은 2001년과 2002년 맞붙어 네덜란드가 2대1, 1대0으로 모두 이겼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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