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라고 하면 안동소주가 제일이지요. 양주, 양주 하는데 실제로는 우리 술 보다 나은 게 좀처럼 없어요."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백정탈 이상호(66·인간문화재) 씨. 그는 술이라고 하면 '쓰도 먹고 시어도 마신다'는 자천타천 애주가다. 특히 그는 우리 전통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진짜 순 우리 술은 막걸리와 전통주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맥주보다 막걸리가 휠씬 좋다며 연방 자랑을 늘어 놓는다.
탈춤 한마당을 추고 난 다음 막걸리 술상을 차려 놓고 관객들과 함께 뒤풀이를 할 때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이 씨이다. "탈을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면 막걸리 한잔이 생각 나지요. 큰 대접으로 한잔 쭉 들이켜면 피로가 싹 가시고 목청이 탁 트입니다. 저처럼 한번 따라 해보세요. 기분이 금방 좋아지지요. 하하하!"
탈춤추기 30년 동안 이 씨가 가 보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로 경북의 전통주는 다 마셔 봤다고 한다. 술맛이 좋은 순서를 이야기해 보라니 대뜸 문경 호산춘과 영양 초하주, 김천 과하주, 영주 오정주 순으로 꼽았다. 독하기로는 안동소주가 으뜸이란다. 그는 다시 한번 경북의 술도가를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전통주 자랑은 끝없이 이어진다.
"조상의 넉넉한 풍류와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한잔에 느껴지지요. 바로 우리술 아닙니까. 솔직히 말해 맥주는 목마를 때 마시는 알코올 음료이고 소주는 그냥 알코올이 필요할 때 마시는 거지요. 우리 문화를 느끼며 마실 수 있는 진짜 술은 우리 전통주 뿐입니다."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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