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일상을 담던 블로그, 출판·광고·기업 홍보·전문가 그룹으로 변신 등 날개를 달다.'
자신만의 블로그(Blog) 운영이 점점 필수가 되는 1인 미디어 시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개설된 블로그는 무려 2천400만 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블로그를 개설한 경우를 감안해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자신의 블로그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블로그는 대략 10% 정도. 산업적 가치가 있는 것은 1% 정도로 분류된다. 말이 10%이고 1%이지 어마어마한 숫자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이른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붐에 밀려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블로그는 고유의 장점을 바탕으로 사이버 세계에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출판,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돼 실제 수익을 발생시키는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효용가치는 급상승하고 있다.
◆광고, 출판 전문가로 변신 등 무한 접목
블로그 콘텐츠가 돈이 되는 사회가 됐다. 하루 수천~수만 명이 찾는 파워블로그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유명한 맛집, 요리 블로그에서 호의적인 소개를 받은 뒤 매출이 급상승한 식당, 여행 전문 파워블로그에 소개된 뒤 예약이 폭주한 펜션 등의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다 보니 파워블로그를 광고 매체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다양하다. 블로그 광고 대행사까지 생길 정도.
'비바리의 숨비소리'(vibary.tistory.com)는 맛집, 요리, 여행정보 등을 담고 있는 파워블로그다. 은행원 10년, 플로리스트 3년 경력의 정영옥 씨가 이 블로그를 운영한 지 4년여 동안 총 방문자가 500만 명이 넘었다. 매일 수천 명이 이곳을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가고 있는 것. 정 씨는 "지난해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선정 100인, Tistory 우수 블로그 선정 등 여러 곳에서 상을 받고 보니 돈 되는 일도 많이 생겼다"며 "출판사 제의로 요리책 출간, 일간지 및 월간지 칼럼 게재, 라디오 인터뷰, 삼성과 다음이 함께하는 행사 등의 일거리가 쏟아지고 섭외도 계속 들어온다"고 말했다.
블로거형 카페 '파르재 마을'(cafe.naver.com/pareujae) 역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글들을 올려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부처의 목을 베고, 예수를 불사르라' '더와 덜의 차이' '나를 알려 하지 말라' 등 눈길 가는 제목과 독특한 내용으로 방문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지금까지 올려진 글들은 수필집 형태로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EBS에서 촬영 제의도 들어온 상태다.
'블로거팁 닷컴'(www.bloggertip.com)을 운영하는 장두현 씨는 "블로그는 백수에겐 용돈, 직장인에겐 투잡, 주부에겐 친구, 노인에겐 애인을 불러올 보물 같은 존재"라고 했다. 장 씨는 '블로그로 돈 버는 법'에 대해 자주 특강을 하는 유명 강사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이 블로그로 수익모델을 만들려면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고 블로그를 즐기면서 수익 모델인 리뷰·원고·강연·출판 등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화를 거듭하는 블로그
블로그는 이미 개인의 관심사를 넘어 블로그 간 연계로 진화하고 있다. 같은 주제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블로거(Bloger)끼리 연합해 팀 블로그(Team Blog)를 만들고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키워가는 형태도 나오고 있다.
블로그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메타 블로그(Meta Blog)의 경우 팀원들끼리 연합해 새로운 글을 작성하고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능이 강화돼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같은 주제나 소재에 대해 지식을 모아 완성해가는 위키피디아(Wikipedia) 형태의 팀 블로그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존의 블로그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블로그의 추가 정보나 최신 고급 정보들이 덧씌워져 방문자들이 그 분야에 관한 최고·최신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블로그 전문 사이트인 'Tistory'가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에 이어 총 클릭 수 5위에 올랐다는 사실도 블로그의 진화 속도를 알 수 있는 단적인 소식이다. 'Tistory'는 1인 블로그나 팀 블로그로 안내해 주는 포털로 보면 된다. 네티즌들 사이에 나도는 '블로그의 진화는 무죄'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블로그 마케팅도 보편화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면서 블로그를 통한 홍보도 부쩍 늘었다. 일부 블로거들은 포털에서 검색할 때 블로그 영역의 최상단에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이른바 '검색 최적화'(SEO)에 힘을 쏟아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의 호감도를 높이려는 기업들의 주목을 끌기도 한다. 네티즌들 사이에 "일부 블로그가 홍보에 집착해 본래의 목적을 잃고 있다"는 논란이 일 정도로 블로그는 이미 산업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IT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턴트인 김중태 IT문화원장은 최근 칼럼에서 "블로그는 정보 소비자였던 개인을 정보 생산자로 바꾸고, 정보 소비 방식을 사이트 방문 방식에서 구독 방식으로 바꾸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트위터는 소통이 신속한 반면 안정성이 없기 때문에 좋은 정보나 깊이 있는 글을 작성하는 블로거가 장수하며 부와 명예까지 손에 쥘 수 있는 매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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