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적함대' 스페인, 80년만에 별을 달다

네덜란드 1대0 격파…월드컵 첫 우승 감격

'영원한 우승 후보' 스페인이 80년 동안 이어온 월드컵 '무관의 한(恨)'을 풀고 마침내 월드컵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무적 함대' 스페인은 12일 오전 3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1대0으로 힘겹게 제압하고 우승했다. 스페인은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 독일(3회), 아르헨티나·우루과이(이상 2회), 잉글랜드·프랑스(이상 1회)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월드컵 우승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2년 만에 사상 첫 월드컵까지 제패하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반면 강한 압박으로 경기 내내 스페인을 몰아붙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친 네덜란드는 이번에도 마지막 단추를 꿰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아 준우승만 3차례(1974·1978·2010년) 차지하는 '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페인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득점 기회를 잡는 등 전반 초반 네덜란드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이후 최전방 공격수부터 수비에 나선 네덜란드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짧은 패스를 무기로 한 특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강한 압박으로 상대 패스를 차단하며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 승부를 펼쳤고, 승부차기까지 갈 것 같던 경기는 연장 후반 11분 스페인의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결승골로 종지부를 찍었다.

앞서 11일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3-4위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은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를 3대2로 힘겹게 따돌리고 2006년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3위를 차지했다. 독일은 전반 19분 토마스 뮐러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잡았으나 전반 28분, 후반 6분에 우루과이의 에딘손 카바니와 디에고 포를란에게 연속골을 허용, 역전당했다가 후반 11분과 37분 마르첼 얀젠과 자미 케디라가 다시 동점·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독일 축구의 '떠오르는 별' 토마스 뮐러는 득점왕(골든 부트)과 신인왕(베스트 영 플레이어)을 모두 차지하는 영광을 맛봤다. 뮐러는 5골3도움(473분)을 기록해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5골1도움·635분)와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5골1도움·652분),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5골1도움·654분)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우루과이를 40년 만에 월드컵 4강으로 이끈 포를란은 기자단 투표로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한편 이번 월드컵에서 개최국 첫 조별리그 탈락, 비유럽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유럽 팀이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 유럽과 비유럽권 팀이 4년마다 우승을 나눠온 공식 등이 모두 깨졌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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