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시전형, 뭘 어떻게 준비할까

중상위권 대학 변별력 강화, 계열별 전공 관심도 평가 경향

2012학년도 대입 완전 자율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대학별고사에서는 지난해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각 대학의 인재상 및 교육적 특성에 따라 좀 더 다양한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학별 수시모집의 특징을 꼼꼼히 살펴본 후 이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논술고사=2010학년도 인문계열 논술고사의 문항 유형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제시문의 요약·설명, 제시문의 비교·비판, 주제에 대한 견해 제시 등 3가지의 기본적인 틀로 논제가 주어졌다. 그리고 철학 관련 제시문의 인용이 많은 것이 특징. 제시문의 분량이 줄고 독해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이었다. 다만 제시문의 단편적 이해 능력을 묻기보다는 제시문 간의 연관성을 찾고 구체적인 사례에 접목시키는 등 논제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영어 제시문의 출제 및 수리 논술의 출제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외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어 제시문을 일부 출제했다. 영어 제시문의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본질·사랑·생성과 소멸 등의 주제를 구체적인 문제 해결로 연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동국대 역시 모의 논술의 취지대로 일부 제시문이 영어로 출제됐다. 토르스타인 베블렌의 '유한계급론'에서 발췌되어 생소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일부 단어를 해석하여 부기함으로써 내용을 파악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한편 경희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상경계열에서는 인문계열에서도 수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경희대는 기대여명에 영향을 주는 지표를 산포도로 그리는 문제를 출제했는데 비교적 어려운 편이었다. 고려대의 경우 자원 분배에 대한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이화여대는 특정 경우에 각 연도의 서비스업 여성 취업자의 비율을 계산하고 그림을 설명하는 문제를, 중앙대는 행복 지구 지수를 예측하고 그 과정을 설명하거나 기댓값에 따른 합리적인 판단 과정을 설명하는 문제를, 한양대 상경계열은 사회·경제적 현상에서 도출된 자료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문제를 각각 출제했다. 수리적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나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변별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언어 논술과 수리 논술, 과학 논술로 대별된다. 언어 논술은 인문계열과 공통으로 주어지는 계열 공통 문제로 출제되거나 별도로 언어 논술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지만, 자연계열의 학과적 특성상 언어 논술의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한편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은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 이후 풀이 과정과 답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논술고사는 통합교과형의 틀을 유지한 채 각 대학별로 통합의 정도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2010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는 과학 관련 지문이 출제되어, 과거 언어와 수리의 통합에 그쳤던 것에 비해 통합의 범위가 넓어진 편이다. 반면 상위권 일부 대학 자연계열에서는 풀이 과정 및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의 출제가 빈번해지고 있다. 따라서 과목 간의 지식을 넘나드는 통합교과적 사고력보다는 개별 지식의 심화도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는 영어 지문 발췌와 수리 논술 문항 출제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난이도 역시 어려운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학력 검증이 논술고사 시행의 감춰진 목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이 갖는 변별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면접·구술고사=대체로 중하위권 대학은 면접·구술고사에서 전공에 대한 관심도를 통해 적성을 평가한다. 예컨대 지원 동기나 학업 계획, 졸업 후 진로, 전공 관련 기본 소양, 전공 관련 사회 이슈 등을 주로 묻는다. 이에 비해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는 전공에 대한 관심도를 넘어 전공을 이수할 자질이나 지원자의 학력을 직접 평가하려는 경향이 짙다. 실제 2010학년도에도 이러한 취지가 반영된 문제들이 대거 출제됐다. 각 대학의 국제화 전형이나 국제학부 면접 외에도, 고려대의 세계선도화 전형, 성균관대 글로벌 전형, 서강대 알바트로스 특별 전형, 성균관대 글로벌리더 전형, 이화여대 고교추천 전형, 한국외대 일부 전형에서는 영어 심층 면접을 실시하거나 영어 지문을 일부 출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고려대 과학영재 전형, 서강대 일반전형 자연계열,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전형(자연계열) 및 특기자 전형(자연계열), 성균관대 과학영재 전형, 한양대 학업우수자 전형(의예과) 및 한양우수공학인 전형 등에서는 수학 교과 또는 과학 교과 관련 심층 면접이 실시됐다. 2011학년도에는 각 대학별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실시됨에 따라 면접·구술고사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입학사정관제가 실시되거나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전형의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와 관련하여 실적의 진위성 및 지원자의 발전 가능성을 따지는 질문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 외의 전형에서는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기존의 면접·구술고사의 경향을 대체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변별력 강화 차원에서 난이도를 약간 어렵게 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상위권 대학 면접·구술고사의 난이도는 영어 지문의 발췌가 늘어나고 수학이나 과학 과목의 심층적인 지식을 평가하려는 경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최근 추세다.

◆적성검사=그동안 대학에 따라 시행된 적성검사의 경우는 좀 더 개선될 여지가 남아 있다. 적성검사는 객관식으로 실시되며 그 반영 비율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내신이 불리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그런데 가톨릭대(160문항)와 고려대 세종(120문항), 한양대 에리카(220문항)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학들의 적성검사 문제가 100문항 이하의 적은 수로 구성되다 보니 동점자가 많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대학들의 경우 적성검사 문항 수가 현재보다 늘어날 수 있다. 또 교과 지식 위주로 출제되는 데서 더 나아가 수험생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려는 취지를 살린다면 현재의 문항 유형을 더욱 발전된 형태로 개발하여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출제할 가능성이 높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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