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모 씨는 지난 5월 시도 때도 없는 건망증 때문에 큰 손해를 볼 뻔했다. 전자레인지 안에 1만원권 165만원을 숨겨둔 사실을 깜박한 채 '데우기' 버튼을 눌러버렸고, 당연히 돈은 고스란히 타버렸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돈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고, 송씨는 한국은행에서 전액 새 돈으로 교환했다.
지난 1월에는 이모 씨가 식은땀 나는 경험을 했다. 갑작스런 전기합선으로 집에 불이 나면서 장판 밑에 넣어뒀던 5만원권 50장이 불에 그을린 것. 다행히 돈은 크게 훼손되지 않아 새 돈으로 바꿀 수 있었다.
돈을 은행에 맡기는 대신 여전히 집안 구석에 남몰래 숨겨두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경북에서 불에 타거나 습기에 훼손돼 새 돈으로 교환한 사례는 318건으로 금액은 3천2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교환해준 280건, 4천422만원보다 건수는 13.6% 늘었지만 금액은 31.5% 줄어든 수치다. 건당 평균 교환액은 9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3천원)보다 39.9% 감소했다.
돈이 훼손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불에 타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교환한 318건 가운데 34.3%인 109건이 불에 탄 때문으로 나타난 것. 교환 규모도 전체 교환금액의 70.5%를 차지했다. 이어 습기에 의한 부패가 61건, 장판 밑에 뒀다가 눌린 경우도 43건이나 됐다.
약간 훼손된 돈은 시중 금융회사에서 교환할 수 있지만 불에 타거나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된 돈은 한국은행에서만 교환할 수 있다. 또 남아있는 부분이 4분의 3 이상이면 전액 교환할 수 있고, 5분의 2 이상일 경우 반액만 인정이 된다. 특히 불에 탄 돈은 재의 상태가 돈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면 재 부분도 남아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돈이 불에 탔을 경우 재를 털어내지 말고 금고나 서랍, 지갑 등에서 꺼내기 힘들 경우 통째로 가져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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