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박경석 대한안경사협회 중앙부 회장

"초교서 원하면 언제든 무료 시력검사"

앉자마자 대뜸 기자의 안경부터 벗어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안경을 이리저리 만진 후 다시 껴보란다. 어라, 아까보다 착용감이 훨씬 좋아졌다. 26년을 안경과 함께한 (사)대한안경사협회중앙부회장 박경석(48·금메달안경) 대표. 그는 맨손으로도 얼굴형에 따라 웬만큼 최선의 안경 착용감을 만들어냈다.

"과거엔 중·고생쯤 돼야 시력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는데 최근엔 컴퓨터와 TV 등의 영향으로 초교 저학년 때부터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요."

실제로 한 교실에서 안경을 쓰지 않은 학생이 드물어진 요즘, 박 대표는 시력보호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교 수업시간은 일조량이 많은 시간대이죠. 또 판서나 교과서의 글씨도 예전보다 크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눈이 나빠진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근시화가 보다 빨리 진행되거나 안경 교체시기를 놓쳐 시력이 더 나빠질 수가 있어요."

박 대표는 초교생은 처음 안경을 낀 시점부터 3~6개월마다 시력검사를 받는 것이 기본이고 자라는 아이들은 언제든지 사시나 안과질환을 앓을 수 있으므로 시력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야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초교에서는 숟가락으로 한쪽 눈을 가려 시력을 측정하는 예전 방식이 답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정확한 시력검사를 위해선 전문 안경사가 해야 하며 학교에서 원한다면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지부(053-351-3877)가 기꺼이 출장 시력검사를 해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미용콘택트렌즈도 눈 위생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박 대표는 우려했다.

자신이 끼고 있는 미용렌즈가 예쁘다고 하면 서슴지 않고 다른 친구에게 껴보도록 하고 있다는 것. 이런 행동은 자체 살균능력이 없는 눈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구매를 통해 구입할 경우 렌즈 위생상태는 더 우려스러운 상황에 놓인다고 했다.

"최근엔 미용목적의 안경이나 여름철 눈부심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를 많이 착용하는데 이 역시도 기능성과 용도에 맞는 제품 구입이 바람직합니다."

멋과 패션 위주의 제품구입은 자칫 시선 초점을 왜곡하고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특히 레포츠 활동이 잦은 여름철에 많이들 사용하는 고글은 큰 머리형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의 얼굴형에 잘 맞지 않아 착용감이 불편할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또 선글라스는 빛의 양을 줄여주는 기능이 있어 전체 시선을 어둡게 하는 작용을 하고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 나안(裸眼)일 때 시력이 자주 피곤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능하다면 안경은 기능성과 생활용도에 맞춰 서너 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물론 거품가격이 문제가 되지만 너무 비싼 제품을 할 필요는 없으나 어느 정도의 값을 치르면 반드시 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안경관련 제품입니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고급 안경테 선호와 싼 렌즈제품 구매'라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지역 렌즈산업 발달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구의 안경테 산업은 수준급이지만 렌즈산업은 그야말로 사양길에 접어들어 대개 타지역 제품이나 외국산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구에는 약 400여 곳의 안경점이 있으며 안경사는 7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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