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세 거둬 공무원 봉급 주면 예산 바닥

재정 열악 지자체 현실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로 손꼽히던 경기도 성남시가 최근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선언(본지 13일자 2면 보도)하자 재정자립도가 극도로 열악한 봉화, 영양 등 경북지역 지자체 공무원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재정이 빈약한 지자체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적은 예산을 쪼개가며 알뜰하게 살아보려 몸부림을 치고 있는 와중에 돈이 넘쳐나는 '부자(富者) 지자체'는 펑펑 빚까지 내 돈을 물 쓰듯 쓰다 재정이 파탄 날 지경이란 소식에 맥이 빠지는 것이다.

인구 3만4천여 명에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끝에서 6번째(9.35%)인 봉화군의 올해 총 예산 규모는 2천620억원(일반회계 2천392억1천만원, 특별회계 227억9천만원). 6월 말 현재 부채는 72억원에 이른다. 지방세와 세외수익으로는 예산의 13.9%를 차지하는 329억4천500만원 규모의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무원 월급주기조차 빠듯한 것이다.

재정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봉화군은 각종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거나, 경상경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업무추진에 필요한 여비, 사무관리비, 공공운영비 등 경상경비를 최저 예산으로 편성하면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인구 1만7천여 명에 불과한 영양군 경우 재정 자립도가 10.8%에 그치고 있다. 올해 총 예산 규모는 1천842억원(일반회계 1천703억원, 특별회계 139억원)이며, 지난해 예산 조기 집행으로 기채를 83억원 하는 등 현재 부채가 222억원에 이른다.

영양군은 중앙 정부나 경북도로부터 받는 교부세 및 특별교부세에 대부분 재정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 의존도가 63%로 매우 높은 편이다. 군의 살림이 열악하다 보니 군비 부담이 적은 국·도비 지원 사업에 목을 매고 있다. 영양읍 현리와 석보면 소계리 간 군도 4호선 소계터널공사 경우 사업비가 120억원인데 100%가 교부세 및 특별교부세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영양읍 삼지연꽃테마타운조성사업 역시 전체 사업비를 교부세 및 특별교부세로 충당하고 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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