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국근의 명리산책] 부모 사주와 자녀 교육

공부만이 살 길이라 여겨 소 팔고 논 팔아 자식 뒷바라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학비 마련을 위해 학부형이 내다 판 소의 유골인 우골, 학생의 등록비를 재원으로 하여 건물을 세웠던 대학을 빈정대어 이르는 말인 '우골탑'(牛骨塔)이 그 예다.

아버지가 물려준 문전옥답을 팔아 자식 학비로 올려보내고, 남의 땅이 되어버린 논두렁에 쪼그리고 앉아 '새마을' 담배꽁초를 입에 물고 하염없이 쳐다보던 시골 노인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 담배연기 속엔 당신 가슴 속의 아쉬움과 희망, 죄스러움이 함께 묻어 있었을 게다. 논갈이, 밭갈이를 함께하던 정든 소를 새벽녘에 길을 나서 우시장에 내다 팔고, 저녁 나절 허전한 마음으로 돌아와 텅 빈 외양간을 바라보던 그 촉촉한 눈길은 또 어떠했던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심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담배 끊고 술 끊고, 허리 띠 졸라매고 빚까지 얻어 자식 뒷바라지를 한다. '서울 유학'은 외국 유학으로 대체되었고, 어학연수는 이미 기본사항이 되었다. 넘쳐나는 인재에 취업문이 좁다고 해도 내 자식만큼은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새벽에 출근하고 한밤중에 퇴근해도 피곤한 줄 모른다.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은 자신의 노후대책보다 우선한다.

부모의 사주 구성은 자식에 대한 양육과 교육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관성은 권위를 나타낸다. 따라서 사주에 관성이 많은 부모는 자식에 대해서도 권위적이다. 자식의 개성은 뒷전이 되고 자기식대로 밀고나갈 확률이 높다.

자신이 명예와 계통, 질서 등을 중시하기에 자녀 교육이나 양육에 반영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직업을 은연중 강조한다. 예컨대 관과 공직이다. 다행히 자녀의 적성이 이에 부응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자녀의 적성이 이에 상반될 경우다. 식상과 상관이 강한 사주는 기존 질서를 부정하는 심리가 강하다. 개방적이라는 얘기다. 이런 식상과 상관이 강한 아이는 규율이나 명령체계가 뚜렷한 공직사회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 부하에겐 다정하나 상관에겐 대드는 기질이 다분하다. 결국 사회적 성취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부모는 자녀와의 대화가 양육이나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 자녀의 개성 존중이다.

상관과 식신은 언변을 뜻하기도 한다. 부모 사주에 이 성분이 강하다면 자녀와의 대화에서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절제되지 않은 말이 자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더욱이 자녀의 사주에 관성이 많다면 주눅당할 위험도 높아진다. 관성은 구속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주로 자녀의 적성을 파악하려면 부모의 사주 분석도 참고 사항이 된다.

하국근(명리연구원 희실재 원장)

chonjjja@hanmail.net 010-8780-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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