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임 원장 공모절차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치권이 후보로 나선 특정인의 자격을 문제삼는 것은 물론이고 공모절차를 완전히 무시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동을)과 박종근 의원(달서갑), 서상기 의원(북을)은 15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의 조찬 모임에서 "대구발전을 위한 특화된 DGIST가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들은 또 "내년 대학원 개교를 앞두고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서는 KAIST나 광주과기원·포스텍 총장과 맞먹는 인물이 DGIST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 장관에게 제안했다. 이들 세 명의 의원은 전날에도 한나라당 전당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김범일 대구시장과 만나 똑같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DGIST 원장 공모가 진행되는 와중에 정치권이 교과부 장관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물론 인사개입을 한 것이며 시기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DGIST 한 관계자는 "현재 DGIST의 예산 사정을 감안할 때 노벨상 급의 세계적 석학을 모셔오는 것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며, "게다가 현재 6명의 후보가 공모에 나선 상황에서 일부 국회의원의 발언은 공모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윤종용 DGIST 이사장도 이런 정치권의 발언에 대해 "왜 외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신임 원장 선임은 이사회에서 하는 것인 만큼 원칙대로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종근 의원은 16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된 대구로서는 뇌, IT,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일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DGIST가 훌륭한 교수진과 인재와 재원이 몰리는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교과부가 힘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위원장도 "인물론에 따른 불필요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DGIST원장추천위는 16일 오후 3시부터 서울 롯데호텔에서 신임 원장 공모에 나선 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열고, 3명 이내의 최종 후보자를 가려낸 뒤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원장추천위에서 추천된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자격 적격 여부를 심사해 최종 1명을 가려낸 뒤 교과부 장관에게 승인받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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