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여파가 은행권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은행들의 예금·대출 금리가 잇따라 오르고 있는 것. 그러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오히려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CD 대출과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에서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로 급격히 전환될 전망이다.
◆예금 금리 상승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들은 단계적으로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대구은행은 14일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3.8%보다 0.05% 포인트 인상된 3.85%로 고시했다. 대구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월 3.35%로 최저를 기록한 뒤 매달 0.5~0.1%p씩 올랐다. 시중은행도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예금금리를 기간별로 0.1~0.25%p 인상했다. 3개월 이상은 1.90%에서 2.05%로 0.15%p 인상했고, 1년 만기 예금은 2.50%에서 2.75%로 0.25%p 올렸다. 12~15개월 이하는 2.50%에서 2.75%로 0.25%p 상승했다. 기업은행은 16일 예금과 적금 고시금리를 0.1~0.3%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서민섬김통장(예금형 기준) 고시금리는 1년 만기의 경우 3.70%, 2년 만기는 4.2%가 됐고, 3년 만기 상품은 4.7%로 0.3%p 올랐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놓고 고심 중이다. 시중은행보다 1~2%p 금리를 더 높게 잡는 저축은행도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 금리를 조만간 올릴 전망이다.
◆코픽스 금리, 잔액기준 내리고, 신규 취급액 올라
주택담보대출은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내리는 반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과 CD 연동 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01%로 지난달에 비해 0.12%p 인상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1월 3.88%에서 2월 3.62%, 3월 3.26%, 4월 2.86%로 내림세를 지속하다 5월에 2.89%로 오른 뒤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부터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른 탓이다. 실제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5월 말 3.29%에서 6월 말 3.46%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보다 0.03%p 떨어진 3.92%로 고시됐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1월 4.11%로 고시된 뒤 변동이 없다가 4월 4.03%로 내리더니, 5월 3.95%, 6월 3.92%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과거 수개월간 지속된 저금리 추세가 반영된 덕분이다. 코픽스는 국내 9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지수화해 금리를 산출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은 전달 은행들이 신규로 조달한 자금의 평균 금리가, 잔액 기준은 전월말 현재 은행들이 조달한 자금 전체에 대한 평균 금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변동성이 적은 대신 금리가 다소 높은 게 일반적이었다.
◆대출 갈아타기 바람 불듯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더 낮아지면서 일부 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와 격차가 크게 줄거나 더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신규 취급액 기준 6개월 변동형 대출은 3.64~5.04%에서 3.76~5.16%로 올랐지만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는 4.07~5.47%로 내려갔다. 16일 기준 국민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금리는 코픽스보다 높은 4.38~5.68%다. 우리은행은 아예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가 더 싸졌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주택대출(6개월) 금리는 3.61~5.03%인 반면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6개월) 금리는 3.42~5.64%로 최저 금리는 오히려 더 낮아졌다. 신한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4.31~5.01%, 잔액 기준은 4.32~5.52%로 금리차가 크게 줄었다.
이처럼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CD연동 대출과 신규 취급액 위주에서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로 급격히 전환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로 이자가 싸진 데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더라도 변동성이 적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 비중은 급격히 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월별 전체 코픽스 대출액에서 잔액 기준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4월 2.5%, 5월 0.8%에 그쳤지만 6월 들어 4.2%로 늘었고 이달에는 12일 현재 9.1%까지 커졌다. 우리은행도 5월에는 0.1%에 그쳤던 잔액 기준 코픽스 비중이 이달에는 26.0%로 폭증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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