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품 많이 팔아야 비용 줄고 만족도 높아져"

집은 집다워야 한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재충전의 공간, 가족이 모여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집이다. 디자인에 치중하다 보면 편안함, 안락함을 간과할 수 있다. 욕실 방수공사를 잘못해 아랫집에 피해를 준다든지, 확장 공사를 잘못해 물이 스며들고, 곰팡이가 피고, 춥다면 집은 짐이 되고 애물단지가 된다. 집이 상업공간같이 들뜬 느낌을 주어서도 안 된다.

또 '반드시 한 세트'로 인테리어 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간과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30, 40대 부부들은 자녀의 학습 분위기를 위해 TV를 없애고 아트월 자리에 책장 수납장을 짜서 도서관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그런데 아트월은 근사하게 꾸며놓고 인터폰은 오래된 인터폰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옥에 티가 발생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교체해주는 쪽이 낫다.

특히 기능과 사후 서비스(A/S)를 먼저 살펴야 한다. 디자인은 그 다음이다. 요즘 주부들은 싱크대 리모델링 때 수전을 벽체에 달아 물이 나오는 형태가 아니라 배관을 밑으로 내려 싱크볼 쪽에서 물이 나오도록 하는 것을 선호한다. 보기에는 좋으나 배관이 밑으로 내려옴으로써 물이 새는 것이 눈으로 직접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여러 날 또는 수개월이 지나 마루가 썩은 뒤에야 알 수도 있다. 싱크대 공사 때에는 사후 서비스는 물론이고, 물새는 현상을 얼마나 잘 처리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또 주부들 사이에서 아일랜드 식탁이 큰 인기다. 아일랜드는 식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싱크대의 연결 조리공간으로 봐야 한다. 아일랜드 식탁은 일반 식탁보다 높아서 식탁으로 사용하기엔 불편하다. 물론 낮춰서 만들 수도 있지만 싱크대와 연결 마감이 깨끗하지 않으므로 식탁을 따로 구입하는 쪽이 저렴하면서도 편리하다.

욕실 리모델링에서 멋과 편리함에 치중해 사우나에나 있을 법한 해바라기 샤워기나 보디샤워기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수압이 낮은데 보디샤워기를 설치하게 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수압 상태를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수전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신축 미분양 아파트들이 할인된 가격에 분양되고 있어 입맛에 맞는 아파트를 고를 수도 있다. 집을 전체적으로 인테리어 할 경우 6천만, 7천만원대의 비용이 든다. 인테리어를 다시 하는 것인 만큼 취향에 꼭 맞을 수는 없지만 취향에 근접한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생각해 보자. 무엇보다 공사 전에 무조건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도 만족도를 높이는 비결이다.

굿하우스 이재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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