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가짜 황녀 안나 앤더슨

1918년 오늘,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 가족은 한밤중에 지하실로 끌려 내려갔다. 적군(赤軍) 병사들은 황제 가족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 희생자는 황제 부부와 1남 4녀였다.

4년 후 독일 정신병원에 있던 안나 앤더슨이라는 여성이 막내 황녀인 아나스타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총알이 코르셋에 박혀 홀로 살아 남았다고 했다. 황실 비사(秘事)를 자세히 알고 있어 수많은 지지자를 얻었으나 일부에서는 '사기꾼'으로 봤다.

미국으로 이주해 결혼까지 했으며 1984년 죽을때까지 지지자들의 후원을 받았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영화 '아나스타샤'(1956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녀를 불운한 황녀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1991년 황제 가족 중 일부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DNA검사가 이뤄졌다. 2007년 그녀가 남겨놓은 치아와 머리카락을 이용해 검사했으나 황제 가족과는 달랐다. 명백한 가짜였다. 그녀는 정신병력을 가진 폴란드 공장 노동자 출신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의도적인 사기 행각인지, 병적 환상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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