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라는 말을 주위에서 흔히 보고 듣는다. 우리에겐 이미 수년 전부터 낯이 익은 이 단어가 오히려 상당수의 서양인들에게는 생소하다고 하니 과연 우리가 정보기술(IT) 강국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IT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미국의 마크 와이저 박사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말을 사용하면서부터.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통신망에 접속하여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와이저 박사는 당시 전문지 기고를 통해 "복잡한 컴퓨터가 미래에는 소형화되면서 생활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이 컴퓨터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2002년 이코노미스트지 기고문에서 "2010년쯤 우리는 수많은 컴퓨터에 둘러싸일 것이지만, 우리는 이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바로 금년이 빌 게이츠가 예언한 해인데 과연 얼마나 적중했을까? 손에 쥐이는 한 줌의 기계 안에 컴퓨터, 전화기, 오디오, 비디오, 카메라, 캠코더, TV, 내비게이터, 녹음기, 책 등이 들어 있고, 더구나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이 되는 '스마트폰'이 바로 그 예언의 실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0, 30년 전만 해도 각각 한 대조차도 가지기 힘들었던 기계들을 모두 합친 것을 지금은 한 손에 움켜쥐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억5천만 명이 사용하는 이 기계를 국내에서는 현재 200만 명 이상이 쓰고 있고, 연내에 400만 명을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물결은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이전 병원에서 자신이 복용해 온 약 이름을 모르는 환자를 만난 의사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어 환자가 말하는 약의 모양, 색깔, 크기 등으로 쉽게 약의 사진을 찾아 환자와 확인할 수 있다. 또 자신의 추가 처방이 그 약과 같이 쓸 수 있는지 여부도 알려 준다. 환자의 X-레이, CT, MRI 사진을 손 안의 기계로 환자와 같이 보면서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여러 가지 검사 결과도 역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자료를 가지고 스마트폰으로 다른 나라나 도시의 의사들과도 연락하여 같이 보면서 서로 상의할 수도 있으니 가히 유비쿼터스란 말이 무색하지가 않다.
현재 국내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지난 5월 워싱턴포스트(WP)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의사의 64%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95%는 치료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유비쿼터스 환경을 사용하는 의사들은 거꾸로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원격진료가 허용된다면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의사'가 될 수도 있다. 참으로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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