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변덕이 심하다. 그렇게 좋아하던 일을 금방 시들해하고, 그토록 좋아하던 사람도 어느 날은 사정없이 까발려 버리기도 한다. 어찌 보면 변덕은 인간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슬픈 본능이다. 끊임없이 새 출발을 다짐하지 않으면 회개 역시 변덕스러운 마음의 표현이 되고 만다.
우리는 회개 하면 뉘우치는 모습을 먼저 연상한다. 회개의 사전적 의미가 '이전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침'이기에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답이라 할 수는 없다. 회개는 뉘우침을 넘어 새 출발이 이루어져야 온전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큰 회개는 작은 회개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큰 회개가 요구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작지만 잘못된 습관에서 돌아설 때 우리의 운명은 달라진다.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면 자연스레 바뀌게 된다. 그러니 자신에 대한 칭찬보다 비난이 많다면 고쳐야 한다. 물질을 대하는 자세에 욕심이 넘친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진심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본능을 조절하는 길은 극기밖에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 가운데서 심지가 꿋꿋한 사람도 있지만 변덕이 심한 사람도 있다. 자신의 이익을 좇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변덕을 부릴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 이 변덕으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거나 상처를 주어 헤어짐이란 아픔을 겪곤 한다.
"편지 봉투는 네모로 접혀 있었고 낡아 있어서 너덜너덜하게 헤어져 있었다." "미끄럼틀 재미에 팔려 풍차바지 대신 엄마가 사준 내복 궁둥이가 헤지는 줄도 몰랐다." "부부가 해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인연을 맺어 왔던 많은 사람과의 관계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 해질 시간이 되자 좀 더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의 문장에 활용되어 나오는 '해어지다'와 '헤어지다'를 구분해보자.
'해어지다'는 옷이나 신 따위가 닳아서 구멍이 나거나 찢어지다, 떨어지다의 뜻이다. '해지다'는 '해어지다'의 준말이다.
'헤어지다'는 사람이나 사물이 흩어지다, 이별하다, 살갗이 갈라지다는 뜻을 지닌다. '헤지다'도 '헤어지다'의 준말이다.
앞서 예시된 문장에 나오는 '헤어져' '헤지는' '해어진다는' '해질'은 '해어져' '해지는' '헤어진다는' '헤질'의 잘못이다.
회개는 새 출발의 다짐이다. 삶의 무거움을 벗고 타인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면 진정 은혜로운 일이다.
성병휘<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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