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배운 토끼와 거북이 우화는 평생을 살아가는 데 게으름과 성실함의 교훈을 주는 재미나는 이야기다. 자만에 빠진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부족함에도 최선을 다하는 거북이의 자세는 삶의 충실한 교본이다.
1970년대 토끼와 거북이 경주는 그저 평범한 코스였다. 토끼가 잠만 자지 않았으면 이길 수 있는 경주였다. 2010년 토끼와 거북이는 다시 한번 맞붙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토끼가 잠을 자지 않았는데도 거북이가 이겼다. 코스가 거북이에게 유리했다. 경주 코스를 살펴보면 출발지에서 얼마 가지 않아 큰 바위산이 가로막고 바위산 넘어 깊은 강물이 흐르고 강을 건너야 골인 지점이다. 거북이는 곧장 기어 바위산을 오르고 정상에서 다이빙으로 강을 건넌다. 거북이에게는 잘 맞는 코스다.
반면 토끼는 바위산에 봉착하자 아예 경주를 포기하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40년이 지난 2010년에도 고정 관념이 토끼와 거북이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잠만 자지 않으면 언제든지 거북이한테 이긴다는 토끼의 안이하고 게으른 생각, 열심히 기어가도 결코 토끼보다는 빠를 수 없다는 느림보 거북이의 준비된 자세와 긴장감이 그러하다.
시대가 달라졌다. 세계화에다 정보가 봇물이다. 하루가 지나면 세상이 바뀌는 시대다. 1981년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지금의 시대를 예견했었다. 그때는 별로 실감나지 않았지만 밤새워 읽었던 '제3의 물결'은 30년이 지나 너무나 맞아떨어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린 지금 토끼와 거북이 중 누구와 함께하고 있을까? 또한 앞으로 토끼와 거북이가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일 것인데 승부는 어떻게 날 것이며 그때 우리의 자화상은 누구에게서 투영될까? 낯선 환경이 다가오는데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우린 영원히 토끼에 머물고 만다. 어떠한 속도와 방향으로 세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발빠르게 대처하면 거북이처럼 시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2010년형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하면서 스스로의 시대 적응 전략을 세워보자. 기업은 고객 감동을 넘어서 고객 폭발로 간다고 한다. 도전과 응전의 노력을 터득해야 거북이가 될 수 있다. 준비된 거북이에게만 미래가 열려 있다. 잠자는 토끼에게는 시작도 없다. 엉금엉금 기어가도 이길 수 있는 인내, 그 거북이가 우리의 오늘과 미래에 답을 주고 있다.
김창제<시인>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