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때 독일군 참모부 내에서 이런 농담이 유행했다고 한다. "히틀러가 어떤 장군에게 만약 이탈리아가 참전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물었다. 장군이 대답하기를 '만약 이탈리아가 적의 편이 된다면 우리는 알프스를 넘어오는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5개 사단이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우리 편에 붙는다면 그들이 제대로 싸울 수 있도록 27개 사단을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남프랑스 침공 실패 후 영국 런던타임스가 삽화로도 써먹은 이 농담은 이탈리아가 추축국의 전력에 큰 마이너스였음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독일의 소련 침공 실패의 원인으로 무솔리니의 군사적 무능이 꼽히기도 한다. 히틀러는 당초 작전 개시일을 1941년 5월 15일로 잡았으나 5주 뒤인 6월 22일로 연기했다. 무솔리니의 그리스 침공 때문이다. 히틀러는 무솔리니가 발칸반도 국가들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발칸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목표인 동방 진출에 지장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탈리아군은 그리스군의 맹반격에 밀려 교두보인 알바니아의 4분의 1까지 잃는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히틀러는 무솔리니를 돕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5주라는 귀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동장군(冬將軍)이 오기 전에 소련 점령을 완료한다는 계획은 틀어져 버렸다.
패배가 목전으로 다가온 1945년 1월 히틀러는 비서 마르틴 보어만에게 무솔리니를 이렇게 욕했다. "이탈리아와의 동맹은 우리보다는 적에게 유리했다. 동맹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에 기여했다. 이탈리아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었던 최선의 도움은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었다."(엄창현, '환상의 콤비-무솔리니와 히틀러' '사회평론 길' 1996년 4월)
7'28 재'보선 최대 격전지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를 두고 정가에 이상한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 후보가 낙선하면 가장 좋고 당선돼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낙선하면 그 자체로 큰 정치적 승리이고, 당선돼도 여권 분열을 가속화시켜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유리한 정치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탈리아가 독일에 그랬던 것처럼 이 후보의 원내 재입성은 한나라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여권이 하도 지리멸렬하다 보니 별소리가 다 나온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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