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대구지역 의원들과 김범일 대구시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후 열린 이날 만찬을 겸한 비공식 간담회에서 대구경북이 목을 매고 있는 신공항 명칭이 화제에 올랐다. 대구경북은 물론 울산, 경남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밀양 하남 신공항이 매번 '동남권' 혹은 '영남권'으로 이름을 바꾸는 식의 '카멜레온 공항'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영남권 신공항의 명칭을 '남부권 신공항'으로 바꾸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밀양으로의 신공항 유치는 광주, 대전, 전남, 전북까지 2천만 명이 넘는 수요가 예상되고 밀양이냐 가덕도냐의 문제는 이들 지역에서의 접근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이 때문에 영남권이나 동남권 신공항이 아닌 남부권 신공항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권'이라는 명칭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울산에 치우친 뉘앙스가 강하고 '영남권' 역시 경상도 지역 한쪽만 대상으로 하는 신공항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한 참석자의 설명이다. 결국 영남은 물론 호남과 대전 등 2천만 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명칭이 더 적합하다는 얘기다.
이에 지역 한 경제계 인사는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중부 경제권, 남부 경제권 등으로 나누는 광역경제권 식의 논리에 비춰보더라도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명칭이 동남권이나 영남권보다는 더 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신공항의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호남권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 개발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투 포트' 시스템에 부정적인데다 호남 역시 남부권 거점 공항의 경남 밀양 입지에 찬성 기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 홍철 원장은 "지역의 숙원인 신공항의 밀양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성격을 가진 신공항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인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치켜세우면서 남부권 신공항에는 지역 거점 공항이라는 성격을 부여해 수도권을 설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홍 원장은 "전남 지역까지 포함하는 남부권 신공항이 경남 밀양에 건설되는 것에 대해 과연 호남이 동의를 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며, "오히려 DJ정권이 만들었지만 현재 빈 껍데기 수준인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호남을 설득할 논리와 전략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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