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도 키우고 돈도 벌고'
대구권 일부 대학들이 전문 인력과 생산 인프라를 이용, 차별화된 제품 생산에 나서는 '학교 기업' 사업에 잇따라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학교 기업'은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신뢰성 있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 '운영의 묘'만 살린다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구예술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총장 김정길)는 최근 들어 '예술 작품 생산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예술분야 특성 대학의 장점을 살려 도서 디자인 사업과 목공, 도자기 등 각종 공예품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
첫 번째로 나선 사업은 출판 디자인 분야. 지역 내 작가나 저술가들이 출판하는 책들이 타 지역에 비해 많고 최근 자가(自家) 출판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디자인 제작비가 비싼 점을 고려해 100만~200만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북 디자인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예술대 관계자는 "출판물은 표지 디자인의 세련미나 독창성이 책 판매와 직결되지만 지역 내에는 디자인 전문 제작 업체가 많지않고 가격도 높아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창작 공예품을 제작해 전문 아트숍을 통해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미술협회가 운영하는 대구미술광장 아트숍과 갤러리 등에 예술대 전용 전시장을 마련해 저렴한 가격에 도자기와 한국화, 닥종이 인형, 천연염색, 넥타이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김정길 총장은 "장기적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호응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 밀라노에 대구예술대학교 고유 브랜드의 전시 판매 코너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대는 또 자체 목공공장을 활용해 공원 벤치와 비치 테이블 등을 직접 제작해 시중 가격의 3분의 1 정도로 공급할 방침이며 경호보안학과는 경호 용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술대 관계자는 "학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시민들의 이용이 잦은 공공장소에 목공예 작품을 무상으로 기증할 계획"이라며 "몇 년 후에는 예술대 내 모든 학과들이 전공 관련 기업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한의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총장 이준구)는 '한방 제품 생산'으로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 1호 학교 기업으로 설립한 '기린허브테크'가 한방 제품 전문 생산 기업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연 매출이 70여 억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린허브테크는 한방허브크림인 '매향'과 '소월(素月)의 시(詩)' 개발에 이어 2008년도에는 '경옥고'를 현대과학으로 발전시킨 '자안'(慈顔)이라는 한방기능성 화장품 제품을 출시했다. 또 복합 생약 추출물을 함유, 탈모 방지와 발모 촉진 효과를 가진 의약외품 '수'(秀) 샴푸 및 헤어토닉을 개발해 KFDA(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다.
대구한의대 관계자는 "지난해 학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만 2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30억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생산 제품이 15종에 이르며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린허브테크가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의 지원과 연구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 산하에는 한약재 품질관리와 신약을 개발하는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와 신약 개발인력을 양성하는 'BK21 한방신약개발연구팀', 천연물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천연물신약연구개발센터' 등 18개의 지원 기관이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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