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지금 트위터 열풍이다. 2009년 초 5천 명이던 회원이 2010년 6월 기준으로 60만 명이다. 소셜미디어로서 불로그, 미니홈피 등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김연아 선수의 가입으로 국내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더니 이젠 기업인, 정치인들도 앞 다투어 가입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개설 1주일 만에 2만 명의 팔로어를 넘겨 화제가 됐고 대기업 CEO들은 직원들과 트위터로 소통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트위터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오늘은 누가 글을 올렸는지, 내용은 무엇인지 등 트위터와 관련된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온다.
트위터도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경험, 관점 등을 공개하고 다수의 타인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다른 소셜미디어와 별로 다른 것이 없다. 그럼에도 트위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통의 방식이다. 트위터의 소통 형식에는 장벽이 별로 없다. 트위터를 통해 사용자들은 쉽게 유명인이나 자신과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대일 대화 방식이다. 이런 소통은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트위터에서는 여러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얘기를 한다. 그 이야기들 중에도 내가 듣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만 듣는 선택권까지 있다.
한마디로 대화의 방식이 자유롭고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으니 트위터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소통의 필요성을 오랫동안 외치고 있다. 그럼에도 소통을 위한 노력에 비해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소통이 될 줄 안다. 그러나 회의를 하거나 대화를 할 때 소위 말하는 계급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직장의 상사와 격의 없는 대화가 가능할까. 교수와 학생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고 마주 앉았을 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나눌 수 있을까. 모두들 소통 이후 뒤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트위터는 형식이나 격식이 별로 없다. 언제든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소통의 매개 역할을 한다. 권위가 없어도 글의 내용 자체가 흥미롭다면 트위터에서는 호응을 받는다. 그래서 성별이나 나이, 지역과 상관없이 누구나 모여든다. 시작하면 모두가 친구가 된다. 그곳에서 지위나 나이를 따지면 미개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트위터는 소통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트위터 열풍이 우리 모두가 친구가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위계적 구조에 익숙하고 소통을 의례적인 만남이나 대화의 수준으로만 생각하는 우리 사회를 트위터가 얼마나 변화시킬지 두고 볼 일이다.
문장순 경북대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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