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응급 수술 필요한 대구 응급의료체계

급성 뇌혈관 질환자는 분초를 다툰다. 검사에서 치료까지 처치 시간이 짧을수록 효과가 높아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환자가 응급의료기관 도착 후 영상검사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환자의 회복은 힘들어지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국립중앙의료원(중앙응급의료센터)을 통해 전국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실 도착 후 영상검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가한 결과 대구 지역 병원이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계기로 의료 관광을 활성화하는 한편 대구를 의료 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대구시의 방침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급성 뇌혈관 질환자가 대구 지역 병원 응급실 도착 후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등 영상검사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30.5분으로 조사됐다. 가장 빠른 광주 지역 병원의 9분에 비해 무려 3.4배나 더 걸리는 셈이다.

뇌혈관, 심혈관, 중증 외상 등 급성기 3대 중증 질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국 병원들의 평균 시간은 줄어든 반면 대구 지역 병원만 오히려 늘어났다.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것은 대구 지역 병원들이 빠른 처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경북대병원은 중증 환자를 다루는 권역응급의료센터 16곳에 대한 평가에서 '최우수'와 '우수'에 들지 못하고 '기타' 등급으로 분류돼 응급의료체계의 재정비와 수술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그렇다고 대구 지역 응급의료기관의 인력 및 시설, 장비 충족률이 다른 지역에 뒤진 것도 아니었다. 울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즉 사람과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대구 지역 응급의료체계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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