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대학생들과의 모임 자리에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최근 대학생 토론대회에 입상한 토론 동아리 회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하겠냐"고 말하는가 하면 "여자는 차(車)값이고 남자는 집값"이라며 노골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했다는 말치곤 발언 수위가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여간 심각하지 않다. 아무리 사석이라고는 하지만 국회의원이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못하고 내뱉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성희롱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어이가 없다. 친구들 모임에서나 할 법한 저질의 말들을 대학생들과의 모임에서 서슴없이 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개념 없는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강 의원은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보도에 따르면 그가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가벼운 처신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한 여학생에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전화번호도 따갔을 것"이라니 도대체 어디에 이런 망발이 있나.
한나라당은 20일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강 의원을 제명 처리하는 등 신속히 대응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언론 보도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명할 일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과거 여러 차례 성희롱'성추문 사건에 휘말려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도 왜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의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은 물론 소양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공인으로서 품위를 지키도록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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