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중국이 유물론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사람 사는 세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동안 금기시 되었던 유교적 덕목이나 음양오행과 같은 민속들이 다시 인구에 회자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펑펑(馮逢)교수가 엮은 '백성민속예의대전'(中國盲文出版社, 2003)을 보면 사람 수 만큼이나 많고 다양한 중국의 습속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기상천외한 미신이나 악습도 많고, 오늘날에도 되새겨야 할 미풍양속도 있습니다. 시대가 변해 고루해진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몇 가지는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인들의 사람 대하는 방법입니다.
손님을 대할 때는 존중하는 마음이 첫 번째인데 이를 위해서는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손님이 오면 먼저 차를 대접하게 되는데 차를 따를 때는 주전자의 주둥이가 손님을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주전자 주둥이(壺嘴)가 호랑이 아가리(虎嘴)인 '후쬐이'와 음이 같아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담배, 차, 술 등을 권할 때는 반드시 두 손으로 해야 하고 담뱃불을 붙일 때는 성냥개비 하나로 한 사람의 담배에만 불을 붙여야 합니다. 담배를 권하거나 술을 따를 때는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예의이고, 많이 권할수록 상대를 존경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중국 사람들을 만나면 술, 담배를 끊임없이 권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전통 습속의 유산인 것 같습니다.
손님이 왔을 때 첫 끼니로 물만두를 대접해서는 안 됩니다. 물만두는 이별을 의미하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요리는 짝수로 준비하는데 이는 짝수가 완성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손님으로 초대되었을 때의 예의도 있습니다. 식사를 할 때 음식을 뒤집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생선요리는 절대 뒤집지 말아야 합니다. 가세를 뒤엎는 의미입니다. 방문하는 집의 사무실과 여성의 방에 출입해서도 안 됩니다. 외부인이 사무실에 들어가면 재물신이 달아나고 여성의 방에 들어가면 악귀가 옮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귐에서는 스님(和尙), 도사(道士), 비구니(尼姑)들 가운데 길(吉)보다 흉(凶)을 주로 말하는 이를 멀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재난을 불러 오기 때문이랍니다. 우리 주변에도 늘 험진 구석과 불만만 늘어놓는 이들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계해야 할 자들입니다.
이정태<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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