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단골집 추천은 THN(구 동해전장'대구 달서구 갈산동) 제조설계팀이 나섰다. 성서공단에 위치한 THN은 현대나 기아 등에 자동차 전기장치제품을 전문적으로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83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12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최강팀' 제조설계팀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곳은 모다아울렛 뒤편 '우럭1번지'다. 이곳은 THN 임원과 직원뿐 아니라 인근 업체 직원들도 회식 장소로 자주 찾는다고 한다. 특히 점심때가 되면 인근 직장인들이 이집에 몰려드는데 70% 이상은 '우럭 물회'를 먹기 위해 찾는다고 한다.
처음부터 이집 물회가 잘 나간 것은 아니었다. 2007년 1월 문을 열 당시 내놓은 물회는 손님들에게 외면받았다. 이유는 다름 아닌 포항 물회였기 때문. 경주 감포 출신인 이승철(39) 사장은 "처음에 포항 물회를 내놓았더니 반응이 시원찮았다. 주위 횟집 등을 돌면서 시장조사를 해봤더니 대구 나름의 물회 방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횟집 영업을 마치고 매일 2시간 넘게 물회 소스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슬라이스식의 물회 소스다. 마늘'양파 등 양념류와 파인애플'배 등의 과일류 등 무려 20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 물회 소스는 항상 이 사장이 담그는데 일주일에 2, 3차례 담가 영하 5℃의 냉동실에 넣어둔다. 손님들에게 얼음 슬라이드 소스를 맛보이기 위해서다.
이곳 물회에 들어가는 우럭도 자랑거리다. 이 사장의 형이 감포에서 직접 우럭 양식을 하는데 이 사장이 직접 일주일에 2차례 정도 배달차를 몰고 우럭을 가지러 간다. 이 사장은 "우럭을 기를 때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고 청어와 까나리 등 생선만 먹이로 주기 때문에 고기가 신선하다"고 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음식점 곳곳에는 양식하는 모습과 배 타는 모습 등이 걸려 있다.
드디어 우럭 물회가 나왔다. 얼음 슬라이드 소스와 우럭, 해삼, 얕게 채썬 배 등이 가득 담긴 그릇이 한눈에도 푸짐해 보였다. 특이한 것은 한주먹만큼의 소면도 딸려 나온다는 것. 한번에 밥과 소면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시식을 한 제조설계팀 팀원들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박정호 연구원은 "원래 냉면을 안 좋아해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었는데 이집 물회는 시원하게 속을 풀 수 있어 여름 별미로 그만이다"고 말했다. 양진호 연구원은 "고소한 맛도 좀 나는 것 같고 달싹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 해산물이 조금 더 보태진다면 금상첨화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곳 물회는 다양한 맛을 낸다. 매콤한 기본 맛에 새콤하고 고소하며 마지막으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특히 달싹한 맛이 강한데 이는 배를 듬뿍 넣어 의도적으로 단맛을 강조했다. 물회가 덜 달기 때문에 소스에 김칫국 같은 맛을 많이 냈다고 한다. 부드럽고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우럭과 딱딱하게 씹히는 해삼이 잘 조화를 이뤄 물회 맛을 한층 살려준다.
이집은 달서구청으로부터 '깨친맛' 모범업소로도 지정됐다. 깨친맛 업소는 구청에서 심사를 통해 '깨끗하고 친절하며 맛깔스러운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지정한 곳이다. 양진호 연구원은 "음식 맛 외에 내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사장님이 화통해 기분 좋을 때는 한번씩 공짜로 음식을 쏘기도 해서 자주 오게 된다"고 했다. 특물회의 경우 우럭회 양이 좀 더 많고 전복이 들어간다. 우럭 물회 1만원. 특물회 1만5천원. 053)585-1239.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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