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농현장 필요한 건 다 만들어요"…태광에이텍

31년 동안 많은 농자재를 생산, 판매해 오고 있는 태광에이텍 곽영대(오른쪽)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점적관수용 호스의 하자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31년 동안 많은 농자재를 생산, 판매해 오고 있는 태광에이텍 곽영대(오른쪽)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점적관수용 호스의 하자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이 땅의 농업 발전을 위해 작물 생산량을 늘리고 농민들의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해 160여 종의 특허와 실용신안 등 지적재산권으로 농업관련 농자재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 있다.

대구 달성군 현풍면 지리에 소재한 태광에이텍㈜(대표 곽영대). 올해로 창업 31주년을 맞는 이 회사는 '내가 만든 생산제품, 사용자는 부모형제'라는 생각으로 우리나라 농업 혁명에 일조를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농자재 200여 종 400여 품목 생산한다.

이 회사는 곽 대표가 살기 어려운 시절 배만 부르면 된다며 작업복 한 벌만 들고 나와 객지를 떠돌며 고생을 하다 1979년 대구 대명동에서 태광공업사라는 상호를 내걸고 창업을 했다. 자신과 종업원 2명이 양수기 부속을 만들어 팔면서 농자재와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성장을 거듭하면서 1984년 대구 산격동으로, 1993년 성서공단으로, 2003년 현재의 달성 현풍으로 공장을 확장, 이전했다. 생산품목도 창업 초창기에는 양수기 부품 등 농기구 부품을 생산했고, 1980년대에는 비닐하우스와 관련 부품을, 이후에는 비닐하우스에다 물과 관련된 호스와 스프링클러, 점적관수, 여과기, 과수 관련 농기계 및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농자재 200여 종 40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특허와 실용신안 등 지적재산권만 해도 160여 종이 넘는다. 이를 방증하듯 이 회사가 내놓은 히트 상품이 많다.

곽 대표는 1985년 비닐하우스 환기장치 개폐기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실용신안등록을 했다. 1980, 90년대에는 호스에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분수 호스 연결구 등을, 최근에는 점적관수 관련 기계와 부품 및 물의 찌꺼기를 걸러주는 여과기 등을 개발, 생산해 이 회사 효자 품목이 됐다.

지난해 6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점적관수 관련이 절반을 차지하고 비닐하우스 관련이 40%, 기타 품목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영농현장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개발

그는 우리의 생활터전인 농업 발전과 농민들의 작업 능률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필요가 발명을 하게 한다고 그는 직접 농촌을 돌면서 농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품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WTO와 우루과이라운드(UR)를 거치면서 외국 농산물이 대량 반입되자 농민들이 자구수단으로 선진화 농업이나 전천후 농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면서 고소득 작물 개발과 시설재배로 전환했다. 하지만 농민들의 고령화와 수작업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일종의 소명의식을 갖고 제품화에 앞장섰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분수호스를 연결하는 밸브류, 비닐하우스 자동 개폐기, 수동식 만능살포기, 비닐 고정용 클립, 과수나무 고정 밴드, 하우스 골조에 가로 지지대를 겸한 레일의 설치 구조, 여과기, 점적관수를 위한 테이프 및 자재, 고추 지지대, 고추 끈 클립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제품을 발명하거나 개발해 냈다.

그는 지금도 영농현장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개발하려고 한다. 이 회사는 이 같은 농자재를 생산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100억원이 넘는 돈을 금형에 투자할 정도다.

◆농자재와 재배기술도 수출한다.

이 회사는 경북도가 북한의 개성 인근에 3ha의 과수원 조성과 비닐하우스와 관수시설 설치에 참여해 직접 시공을 하고 자재 사용방법을 교육해 주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이 과수원은 묘목이 식재된 상태에서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상황을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

창업 초기부터 간접 수출을 통해 각종 농자재들을 수출했다. 이후 달성으로 이전하면서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현재는 하우스를 통째로 설치해주고 파이프와 비닐 등 부수 자재와 물과 관련된 관수시설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수출국은 중국, 일본, 멕시코 등 15개국 정도 된다.

곽원표 전무는 "중국과 베트남 등의 국가에는 단순히 비닐하우스와 농자재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방법과 작물 재배기술에 대한 컨설팅도 함께 수출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에 공무원들을 파견했다가 이 회사에 들러 견학을 하는 경우가 잦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는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출이 매출의 25% 정도를 차지하는데, 앞으로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정원을 매우 아름답게 꾸몄다. 곧게 뻗은 소나무를 비롯한 각종 나무들과 수많은 꽃을 피운 화분으로 계절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점적관수와 화분 받침대 등 모든 자재들이 이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활용하고 있다. 제품 전시장인 셈이다. 직원들이 기계와 오래 접하다 보면 정서가 메말라 질 것 같아 곽 대표가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하겠다는 배려가 담겨 있다.

곽 대표는 "우리 회사가 개발해 보급한 농자재들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것보다 이를 쓰는 농민들이 요긴하게 사용한다는 것에 성취감과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는 농민들의 고령화에 따른 농자재의 자동화 제품 개발과 수출 물량을 확대해 전 세계의 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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