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따르는 도덕성·비리의혹… 한, 당윤리강령 유명무실 탓

윤리서약서 제출 안지켜져

한나라당에서 도덕성·비리의혹 파문이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 당 윤리강령이 유명무실해진 탓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007년 6월 강재섭 대표-인명진 윤리위원장 때 정당사상 최초로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당내에서 각종 의혹 파문이 불거짐으로써 당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특단책을 마련한 것. 23개 조항으로 이뤄진 강령은 향응·금품수수·성희롱·사행행위·골프 등 각종 문제성 행위들에 대해 엄격한 제한 규정을 담고 있다.

윤리강령 중 특히 2조가 문제 조항으로 지적된다.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후보자(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국무위원 등)에게 윤리강령에 관해 당이 실시하는 교육을 받고, 강령 준수서약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역 출신 몇몇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윤리강령 교육에 대해서는 이수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리강령 준수서약서 제출도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각종 선거를 앞두고 공천 신청을 할 때 당에 제출하는 첨부서류 중 '서약서'라는 양식 안에 개괄적으로 거론돼 있을 뿐이다. 이 서약서는 6개 조항으로 돼 있는데 공천심사 결과에 승복한다는 등의 내용이 5개이고, 마지막 부분에 윤리강령을 준수해 국민과 당에 대한 책무를 다할 것을 서약한다는 게 포함돼 있다. 그러나 윤리강령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명시하지 않고 있다. 윤리강령과 관련된 교육도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강령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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