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불법 사찰 의혹으로 불거진 내홍과 논란을 양산하는 말 실수 등으로 연일 수세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출범한 지 열흘 밖에 되지 않은 새 지도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총리실의 불법 사찰 의혹은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의 부인에 대한 불법 사찰 문제가 부상하면서 여당 분열의 불씨가 되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과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사이의 갈등으로 전개되는 듯하던 사찰 논란은 이제 여당의 중진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확산일로에 있게 된 것이다.
사찰 문제로 불거진 이번 여당내 내홍 사태는 중재자가 없다는 게 문제이다. 정부 관계자와 당 지도부, 현직 중진 의원까지 가세하게 된 논란을 두고 당 지도부도 쉽게 정리해 주지 못하고 있다. 여론의 시선을 돌릴 마땅한 다른 호재도 없어 정기국회까지 내부 다툼을 구경만 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진정시켜야할 지도부가 또 다른 논란거리를 양산하는 형국이어서 혼란상은 더해가고 있다. 강용석 의원의 성추행 파문을 놓고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근 "한명숙 씨의 경우 민주당 측의 요구를 받고 (검찰과) 교섭해서 불구속 기소를 하게 하는 노력을 해줬는데, 민주당이 어떻게…"라며 섭섭함을 표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의 말대로라면, 여당 지도부가 민주당의 요청을 받고 검찰에 야당 정치인의 선처를 부탁했다는 뜻이 된다. 실제 검찰은 불법정치자금 수수액이 2억원을 넘으면 구속 기소했던 그동안의 '내부 기준'과 달리 9억원의 정치자금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당 안팎에선 "수사기관에 그런 의견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여야가 물밑 거래해서 검찰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터져 나왔다.
여당은 이처럼 내부 문제로 인한 자중지란과 야당의 파상공세 때문에 코앞으로 다가온 재보궐 선거 판도도 불리하게 변하지 않을지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특히 '은평을을 이기면 다 이기는 것'이라며 은평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지만 불리한 정국 때문에 야당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자체 분석이다.
잇단 악재 속에 재보궐 선거마저 패할 경우 신임 지도부가 책임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비주류를 자처하는 홍준표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최고위원들은 안상수 대표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래서 "선거 이후 지도부들 간 내홍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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