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따가운 햇볕 화상 주의보… 피부과에 환자 북적

이달 20일 친구들과 함께 동해안을 찾았던 대학생 구지선(21·여) 씨는 이튿날 오전 등과 어깨에 따가운 느낌이 들어 손을 댔다가 깨알만 한 물집이 잡혀 깜짝 놀랐다. 병원으로 직행한 그는 의사로부터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한 햇빛 화상이다. 1도 화상에 버금간다"는 말을 듣고 또 한 번 놀랐다.

구 씨는 "여름철 햇빛을 우습게 본 게 화근이었다. 몸을 조금 태우려는 욕심에 선크림을 조금만 발랐더니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며 "피부색이 붉게 변하고 가렵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이미 피부가 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후회했다.

강한 햇빛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겠다. 낮 최고기온이 닷새째 30℃를 훌쩍 넘기면서 자외선지수가 위험 수준까지 치솟은 것. 대구시내 피부과마다 햇빛 화상 환자들이 북적이고 있다.

자외선지수는 태양 고도가 가장 높은 남중 시간 때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B(UV-B) 영역의 복사량을 지수로 환산, 5단계로 구분한 것으로 20~22일 대구의 자외선지수는 '매우 높음' 단계를 나타냈다. '매우 높음' 단계에서 맨 피부가 노출되면 매우 위험하며 노출된 피부가 빠르게 탈 수 있음을 뜻한다.

자외선지수가 치솟으면 자외선에 피부가 타는 '햇빛 화상'(일광 화상)이 일어난다. 이번 주 들어 햇빛 화상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다음달부터 햇빛 화상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햇빛 화상 환자는 매년 8%씩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8월 진료 인원은 8월을 제외한 11개월간 진료 인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5년간 8월 평균 진료인원은 7천558명이었지만, 8월을 제외한 11개월간 진료인원은 726명에 그쳤다.

일광화상 환자에게는 발적(붉게 부어오름), 부종, 수포, 통증, 가려움, 화끈거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지속적으로 햇빛에 노출될 경우 주름살 등 피부노화 증상과 피부 혈관확장, 엷은 반점, 주근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햇빛이 가장 집중되는 시간인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도록 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에는 과도한 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동산의료원 피부과 조재위 교수는 "한여름 직사광선에는 2시간 만에도 피부가 상할 수 있다"며 "외출시에는 3시간 단위로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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