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빠 "돼" 엄마는 "안돼" 인터넷 허용 의견통일 중요

인터넷에 빠진 아이 방학중 어떻게…

자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터넷이나 TV에 집착하는 학생들이 있다. 심각한 아이들은 인터넷 아이템을 사기 위해 부모님 지갑을 훔치기도 한다. 때문에 부모들은 무조건 인터넷을 금지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이나 TV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숙제, 단어 찾기, 독서, 영화·음악 감상, 친구들과 교제(메신저 등), 편지, 쇼핑 등 많은 것을 해결한다. TV 역시 EBS 교육방송은 물론 다양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상식을 넓혀 주는 프로그램도 많다.

인터넷이나 TV의 큰 장점이자 단점이 언제라도 혼자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인터넷이나 TV에 빠질 경우 대인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성인 드라마든 어린이 만화 드라마든 이야기가 이어지는 TV프로그램이라면 더욱 그렇다. TV에 빠지면 공부는 물론이고, 가족과 대화, 친구들과 교제, 체험학습, 야외 활동 등 모든 면에 지장을 초래한다. TV 시청은 하루 1, 2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인테넷의 경우 학습 사이트 접속 외에 하루 4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면(초등학생은 3시간 이상)이 '위험 사용군' 해당한다. 요즘은 '중독'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지만, 위험 사용군은 이른바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 그렇다고 인터넷이나 TV를 무조건 금지한다면 친구들과 대화조차 힘들어질 수도 있다. 금지가 만능이 아니라 얼마나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인터넷 사용규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용 시간이 아니라, 인터넷 접속 외 야외활동이나 학습, 독서 등 다른 시간과의 비례다. 무조건 인터넷을 금지할 것이 아니라 '밖에서 농구를 1시간 하면, 인터넷 게임을 1시간 허용' '일정한 분량의 공부를 한 뒤에 인터넷 게임 한 시간 허용 등'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농구나 축구, 배드민턴 등 야외 활동을 하면서 인터넷을 하는 학생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적어진다.

인터넷 사용에 대해 부모의 의견 통일이 필요하다. 아버지는 허용하고, 어머니는 극구 반대할 경우 힘이 실리지 않는다. 자녀는 어머니의 눈을 피할 궁리를 할 뿐 지나친 인터넷 사용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 수 없게 된다.

부모가 판단하기에 자녀가 이미 '인터넷 위험 사용군'에 해당한다면, 청소년 상담 지원센터, 인터넷 쉼터 프로그램 등에 참가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들 프로그램 중에는 아예 인터넷이 없는 공간으로 캠프를 떠나 야외활동을 통해,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들도 있다.

자녀들의 유해 사이트 접근을 막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거실에 놓도록 하자. 또 온라인 유해환경 차단 사이트 그린 아이넷(www.greeninet.or.kr)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린 아이넷'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청소년 유해 사이트와 동영상 차단 프로그램, 컴퓨터 사용시간 제한 프로그램 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인터넷 휴요일'을 정해 일주일에 하루는 인터넷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휴요일을 정하기 전에 휴요일에 자녀가 할 수 있는 다른 놀이나 활동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인터넷 차단이나 윽박지르기가 능사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집에서 금지하면 밖에 나가 PC방으로 가서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다. 차단이나 금지 이전에 다른 활동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 유해 사이트가 아니라 유익한 사이트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이 선행돼야 한다. 부모의 끊임없는 관심만이 인터넷 폐해를 막는 지름길이다.

도움말 : 대구시교육청 과학산업정보과 윤여선 장학사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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