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미술관이 BTL(건립후 임대방식의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건립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뮤지엄서비스㈜가 지은 대구시립미술관은 올 3월 완공됐지만 내부 준비 등을 이유로 내년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인접한 부속동이 완공 이후부터 웨딩홀 등 용도로 사용되면서 난장판이 되고 있다.
대구시는 BTL 방식이라는 이유로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달 16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삼덕동 대구시립미술관 주변은 건물은 완공됐지만 주차장 등 부대시설은 미비했다. 미술관과 붙어있는 부속동 외벽에는 결혼식이 있었음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었고 건물 내부는 수리 중이었다. 부속동 주변은 내부 수리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폐자재와 임시화장실, 결혼식·돌잔치 등에 사용됐다 남은 것으로 보이는 음식물 찌꺼기가 쌓여 있었다. 이곳 관계자는 "2주일간 공사에 들어간다. 4월 오픈 이후 결혼식과 돌잔치 등이 몇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립미술관 개관준비단이 꾸려진 것은 5월. 이보다 한 달 빠른 4월부터 상업시설은 가동중이었다. 이미 부속동에는 결혼식장과 식당으로 사용되는 공간과 아트숍, 카페 등이 들어선 상태. 건립 후 20년간 임대하는 방식이다 보니 이곳 운영을 수탁한 아트뮤지엄컨벤션센터 측은 부속동을 상업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대구뮤지엄서비스㈜는 부속동 중심의 수익시설을 운영해 수입을 창출하고 20년 뒤 대구시에 기부채납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구뮤지엄서비스㈜가 대구시립미술관 건립에 들인 비용은 총 662억여원. 대구시가 106억2천700만원, 민간사업자가 556억5천400만원을 부담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준공 후 20년간 매년 45억원 상당을 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한다. 수익사업의 수익이 많을수록 대구시가 부담하는 돈은 적어지게 된다.
내년 5월 개관 이후 주말에 몰릴 미술관 이용객들과 부속동 이용객들이 주차난 등으로 혼선을 빚게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도 대구시가 이렇다할 입장을 취하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잡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2월에도 내부 인테리어 공사대금 문제로 홍역을 치렀지만 사업 시행자와 하도급 업체 간 문제라는 이유로 대구시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립미술관 개관준비단은 "결혼식 등을 하는 줄 몰랐다"며 "외관상 지저분한 부분은 손쓸 수 있도록 하겠지만 수익사업 운영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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