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경제대국들이 앞다퉈 '하늘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자국의 제1공항을 환승·환적의 중심으로 키우기 위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제2, 제3의 관문공항을 조성, 권역별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투자가 급증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아시아 공항들의 하늘길 경쟁은 더 뜨겁다. 관계기사 3면
중국 정부는 푸둥(蒲東) 공항과 베이징(서우두) 공항, 광저우(신바이윈) 공항 등 3개 대형 공항을 비롯해 6개 권역별로 관문공항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 푸둥 공항을 아시아의 '항공 물류 허브'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 전체 소비의 40%를 점유하는 화동경제권에다 난징-항저우-쑤저우-낭저우로 이어지는 중국 최대의 첨단 산업벨트인 '창장삼각주'를 배후에 두고 있다. 상하이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글로벌 마켓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것도 푸둥 공항이 있기 때문. 1999년 문을 연 푸둥 공항에는 현재 세계 60여 개 항공사가 150여 개 도시로 취항하고 있다.
푸둥은 지금도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해 2007년말 제2터미널과 제3활주로를 완공한데 이어 현재 제4활주로 부지 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푸둥 공항은 2020년까지 활주로 5면에서 여객 1억명, 화물 650만t을 처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3개의 관문공항을 조성해 육성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쿄 나리타 공항과 중부권의 나고야 주부(Chubu) 공항, 관서지방의 오사카 간사이 공항 등 3곳이 주역이다. 일본은 2000년 이후 나리타 공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범 정부 차원에서 '경쟁력 강화 개혁프로그램'을 가동중이고 2005년 주부 공항 개항을 계기로 동북아 하늘길 확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부 공항은 기존 일본 공항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도입했다. 주부 공항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하는 민간공항.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도요타가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건설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효율성을 추구,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초기 투자비용을 줄여 영남권이 추진중인 동남권 신공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2005년 개항한 주부 공항은 미국 델타항공, 독일 루프트한자, 일본항공(JAL), 대한항공(KAL) 등 각국 30여 개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으며 중국,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주노선, 유럽노선이 개설돼 나고야 지역이 세계와 소통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화물항공사도 10개사가 취항하고 있다. 주부 공항의 최종 목표는 일본 중부지방과 여타 지역 및 해외를 연결하는 관문공항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글로벌 파워' 미국은 동부, 서부, 남부, 중부 등 권역별 관문공항이 노후되고 시설 용량부족을 겪음에 따라 터미널과 배후시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만 해도 최근 수년 동안 숱한 공항들이 확장하거나 새로 개항했다. 홍콩은 첵랍콕 공항을 세워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키우고 있고 싱가포르도 창이 공항을 확장,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역별·권역별 제2·제3 관문공항 건설도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 도쿄 나리타 공항을 '1강'으로 하고,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나고야의 주부 공항을 '2중'으로 하는 3각체계를 구축, 거미줄 항로로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남쪽 규슈 지방 후쿠오카현에 새로운 국제관문 신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교통물류연구실장은 "규슈에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접근성이 좋다고 평가받는 후쿠오카 공항이 있다. 그러나 활주로와 터미널 등의 시설 확장이 어려워 동북아 경제권의 전초기지 역할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신공항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규슈의 7개 현에는 지역공항을 한 개 이상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대구·경북과 부산, 경남, 울산을 영역으로 한 동남권 신공항 개념과 유사한 셈이다.
임경호 대구상공회의소 홍보조사부장은 "세방화(Glocalization) 시대를 맞아 지역의 국제 관문공항 건설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남부권 경제권 공동체를 위해 제2 관문공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춘수·김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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