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등 당내 계파 모임 해체를 추진하고 나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모임 해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28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해체 대상 계파 모임과 해체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이 안상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계파 해체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계파갈등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 대선을 통해 형성된 당내 계파와 그에 따라 3년여간 계속된 갈등이 계파 모임 해체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당장 일부 모임에서는 자신들의 모임은 계파 모임이 아니라 '정책모임'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도 엿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고위원회의의 결정이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계파 모임은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회장 안경률)와 '국민통합포럼'(회장 이병석), 친박계 모임인 '여의포럼'(간사 유기준), 선진사회포럼(회장 유정복)(이상 친박계), 친강재섭계 모임인 '동행'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국민통합포럼은 100여명의 친이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당내 최대 계파모임으로 안상수 대표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해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함께 내일로' 소속 한 의원은 "계파 모임이 갈등 조장보다는 갈등 중화 효과가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여의포럼과 동행 소속 의원들은 "우리 모임은 정책 모임"이라며 해체 대상으로 꼽힌 데 대해 불쾌해하고 있다. 그러나 계파 모임 해체 논의를 촉발한 홍준표 최고위원은 "계파 모임 해체는 정권재창출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며 "계파 해체를 선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친이-친박 갈등의 최대 피해자이기도 한 대구경북은 계파 모임 해체 논의에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은 "(계파 해체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며 "실질적으로 실천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갈등과 불신을 부추길 우려가 많은만큼 어떤 식으로 계파 모임을 없애고 이를 담보할 것인지 확실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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