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에 별들이 사라졌다.
24일 13년 만에 대구에서 열린 올스타전은 뜨거워진 야구열기와 야구관중 1억명 돌파 등을 기념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풍성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넥센 감독인 김시진이 시구, 네 차례 타격왕에 올랐던 삼성 장효조 2군 수석코치가 시타를 했으며 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이만수 SK코치가 포수로 나섰다. 향수에 젖은 삼성 팬이라면 이들의 귀향은 분명 반가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대구에서 개최된 올해의 올스타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물론 다른 구단에서 실력을 발휘한 선수들도 볼 수 없었다.
마운드에선 SK 송은범(8승3패 평균자책 2.67), 한국 복귀 후 두 번째 10승을 올린 김선우와 홀드 1위 정재훈, 삼성의 정현욱, 안지만, LG 마무리 오카모토(16세이브, 평균자책 2.33) 등 올 시즌을 이끌어간 선수들은 없었다. 두산 포수 양의지(2할8푼5리, 10홈런, 48타점)와 SK 내야수 정근우(2할9푼4리, 2홈런 37타점), 삼성 외야수 박한이(3할1리, 7홈런, 48타점)와 최형우(2할5푼7리, 16홈런, 67타점)도 볼 수 없었다. 지명타자 부문에서 두산 김동주(3할2푼4리, 18홈런, 54타점)도 탈락했다. 넥센 유한준, LG 이병규, KIA 이종범 등도 별들의 잔치에 초청받지 못했다.
올해 올스타전에는 롯데가 최다선수를 배출했다. 이를 두고 야구팬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롯데는 올스타전 인기투표서 81만8천269표를 얻은 홍성흔을 비롯해 이스턴리그 10개 포지션 중 8명의 자리를 꿰찼다. 이스턴리그 다른 팀인 선두 SK와 개최지 연고인 2위 삼성에서는 단 한명도 뽑히지 못했고, 두산에서는 김현수와 이종욱 등 2명이 선발됐다. SK와 삼성의 선수가 단 한명도 뽑히지 못한 것은 단순히 인기와 실력이 부족해서일까?
6월 1일부터 7월 11일까지 진행된 올스타전 투표는 1인 1표 방식으로 각 구장과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실시됐다. 투표의 공정성을 위해 KBO가 노력했지만 표 쏠림 현상은 막을 수 없었다. 이 같은 일은 예전에도 있었다. 2002년 KIA 8명, 2003년 삼성 9명을 배출한 적이 있었으나 롯데처럼 3년 연속(2008년 9명, 2009년 7명)은 아니었다. 제도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특정 팀의 팬을 위해서가 아닌 프로야구 전체를 위해서 말이다.
팬들의 투표 방식을 전 기간을 통틀어 1인 1표로 제한하고, 각 구단의 선수들이 생각하는 올스타를 추가로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팬과 각 구단 감독이 선발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선수들이 선발한 선수를 추가하고, KBO홈페이지의 인증을 통한 1인 1표제, 현재 23명인 선수의 폭을 확대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인기 있는 구단의 선수들이 올스타에 선발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충성도와 인기는 분명 구분돼야 한다. 현재의 방식은 인기투표라기보다는 충성도 높은 팀의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돼 있는 것이다.
올스타전에서 야구팬들은 진정한 '별'을 볼 권리가 있다. 다양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8개 구단 야구팬 모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프로야구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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