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희대의 풍운아 다나카 전 총리

'너무나 인간적인, 그러나 너무나 썩어빠진….'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1918~1993) 전 일본 총리는 희대의 풍운아다. 시골(니가타현)에서 태어나 초교 학력으로 총리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20세기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라 불렸다.

1963년 7월, 대장성(현 재무성) 장관에 취임하자 수재였던 관료들은 그를 무시했다. "여러분은 일을 하고 나는 뒷받침만 하겠다"는 명연설로 관료들을 사로잡았다. 그 후 관료들은 완전히 그의 수족이 됐다.

부패의 화신이자 철저한 건설론자였다. 록히드 사건 때 뇌물을 받는 자리에서 "좋아, 좋아"라고 했다거나 재판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명연기를 보여준 것은 그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사례다. 출세 욕구와 뻔뻔한 처세, 뒷거래로 점철된 삶이었지만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었기에 아직도 일본인들에게 숭앙을 받고 있다.

2년여간 총리로 있을 때 건설업으로 성공한 경험을 앞세워 업자들과 유착, 일본 열도를 토목사업으로 뒤덮었다. 고속철 신칸센(新幹線) 개설과 공항, 도로 등 대규모 사업은 현재까지 정부와 지자체를 재정 적자에 허덕이게 했다. 한국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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