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이 동남권 신국제공항 후보지로 꼽는 가덕도는 비행 경로가 김해공항과 일부 겹치기 때문에 안전상 신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해공항에 접근하는 계기비행 시작점에서 착륙지점까지의 비행 경로의 한 가운데 부산시 등이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엄용수 경남 밀양시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가덕도는 비용문제 뿐 아니라 안전과 입지 면에서 원천적으로 신공항 건설이 불가하다"며 "김해공항 공역과 가덕도 예정지 공역이 겹치는데 어떻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느냐"고 말했다. 엄 시장은 "계기비행 경로상 공역이 겹친다는 것은 국제공항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부산 측이 최근 풍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동안 주장해온 '남북방향 활주로'를 '동서로 바꾸면 공역이 겹치지 않는다'다는 억지주장을 새로 내놓고 있다"고 했다.
엄 시장은 공군사관학교를 나와 전투기 조종사로 23년간 복무한 권희만 공군예비역 대령의 의견도 인용했다. 권 전 대령은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에 대한 항공안전 측면에서의 고찰'에서 '김해공항 계기비행 경로 상에 가덕공항이 있어 가덕공항 후보지는 국제공항으로 절대적으로 불가한 위치'라고 못박았다. 권 전 대령에 따르면 김해공항 계기비행 접근경로 5가지(시작점 BEACH IAF, CREST IAF, GEOJE IAF) 모두 시작점에서 착륙지점까지 비행 경로 상에 가덕공항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항공법상 비행안전을 위한 최소 진입거리 (15㎞)를 적용할 때 김해공항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륙하거나 가덕공항 후보지에서 북쪽방향으로 이륙할 경우 모두 양 지역의 진입구역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
김해공항과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의 공역 중복 외에도 가덕도는 대형선박과 철새 충돌 우려로 국제공항으로서 안전에 심각한 취약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엄 시장은 "지난해 대형선박의 가덕수로 통항량이 4천350회 가량인데다 철새 서식지인 을숙도도 가덕도 주변에 있어 '선박충돌 위험성' '버드스트라이커' 등이 항공기 안전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공역(空域)이란?
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중의 공간(영역). 우리나라의 경우 안보상 비행금지구역이 있어 공역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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