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주영의 스타 앤 스타] 영화 '고사2' 티아라 지연

'연기'노래' 모두 잘하고 싶어요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 지연(본명 박지연'17)의 요즘 스케줄은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잠 잘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촘촘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에 잠시 짬만 생기면 '꾸벅꾸벅'하기 일쑤다. 심지어 1박2일 동안 촬영이 이어지는 리얼 버라이어티 촬영을 '구세주'라고 할 정도다. 현재 SBS '영웅호걸'에 출연 중인 지연은 "3, 4시간 정도의 수면이지만 수시로 토막잠을 자야 하는 다른 때보다 이런 프로그램이 훨씬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세번 만에 인터뷰…너무 바빠 토막잠 신세

이처럼 눈썹 휘날리게 바쁜 지연을 만나는 과정은 역시나 힘에 겨웠다. 두 번이나 인터뷰 약속이 미뤄져 만남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까지 갔다가 겨우 삼세번 만에 성사가 됐다. 하지만 세 번째 약속 역시 일반적인 일정과는 사뭇 달랐다. 연예계 종사자들에게는 한밤중이라 할 수 있는 오전 10시에 인터뷰를 하기로 했기 때문. 사실 이렇게 이른(?) 아침의 인터뷰는 스타에게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사진 촬영을 위한 치장과 분장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4, 5시간 전에 집을 나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여곡절 끝에 지연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날 지연은 깔끔한 교복 차림에 진한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들고 인터뷰 룸에 들어섰다. 겉으로 봐서는 피곤한 기색을 찾기 힘들었지만 한 발짝 다가서 그녀의 얼굴을 보자 안타까움이 앞섰다. 시쳇말로 이팔청춘이라 일컫는 꽃다운 소녀의 얼굴이라고 하기에는 피곤함이 너무 짙게 묻어 있었다.

"새벽까지 곧 출시하게 되는 티아라의 앨범 뮤직비디오를 찍고 왔어요. 거의 한 시간도 못 자고 인터뷰하러 오게 돼 정신이 없네요."

#드라마 몇 편 찍고 주연으로 스크린 데뷔

그랬다. 그녀는 걸그룹의 멤버이기도 했다. 사실 이날 인터뷰는 가수 티아라의 지연이 아닌 배우 박지연으로 대면한 자리였다. 그녀는 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교생실습'(이하 고사2)에서 주연을 꿰찼다. 드라마 몇 편 정도의 연기 경력이 전부인 지연에게 스크린 데뷔를, 그것도 주연으로 한다는 것은 파격적 대우였다.

"원래 티아라 멤버 모두가 캐스팅 대상이었어요. 운이 좋게 제가 낙점이 됐는데, 드라마 '공부의 신' 마치고 바로 들어가는 작품이라 조금 부담이 됐죠. 하지만 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을 더 열심히 봤죠.(웃음)"

지연은 '고사2'에서 반에서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의 세희 역을 맡아 친구들이 한 명씩 죽어나갈 때마다 자신과 관련된 일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 인물을 연기했다. 전작 '공부의 신'에서 공주병 여고생,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에서 불량학생 등의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라 신인배우 입장에서는 부담이 됐을 법하다. 하지만 지연은 의외로 고개를 저으며 눈을 반짝였다.

"솔직히 아직 연기한 지가 얼마 안 돼 연기가 어떻다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그동안 제가 연기한 인물들이 다 성격의 폭이 컸던 건 사실이잖아요. 그런 다른 모습이 제게는 연기하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하니까 그 특성만 잘 파악해서 연기하면 제 것을 만들 수가 있거든요. '공부의 신'에서는 귀엽다, '지붕킥'에서는 카리스마 있다고 팬들이 그러더라고요.(웃음) 이번 '고사2'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돼요."

#감독'선배들에게 연기 지도 부탁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는다'는 소녀라서 그런지 지연 역시 매번 웃음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돌+I' 노홍철이 왜 그리 목청껏 '소녀'를 외쳤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했다. 데뷔한 지 1년이 갓 넘은 걸그룹의 멤버에서 이제 배우로 그 영역을 조심스럽게 넓혀가는 지연. 스크린에 첫발을 내딛는 느낌은 어떨까.

"영화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자칫 '쟤 뭐냐, 누구냐 등 별로라는 반응이 나오면 어쩌나'란 걱정이 우선 들었어요. 특히 '가수가 연기한다, 아이돌이 연기한다'란 시각도 좋지 않으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고민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감독님이나 김수로 선배님한테 많이 여쭤보고 연기 지도해 달라고 도움도 청하고 했는데요. 다행히 좋은 작품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큰 흥행 기록한 '고사1'보다 잘되길 바라

사실 지연의 이런 걱정은 '고사:피의 중간고사'(이하 고사1)가 큰 흥행을 기록한 점도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2008년 여름 이범수'윤정희'남규리'김범 등이 주연을 맡아 개봉한 이 영화는 관객 180만 명을 불러 모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또 '여고괴담' 시리즈에 맞서 학원 공포물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작품성에서도 인정을 받아 속편 제작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다.

"많은 분들이 '고사1'이 너무 흥행을 해서 부담스럽지 않냐고 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고사1'의 덕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고사1' 때문에 '고사2'에 대한 관심이 더 올라갈 수 있고, 이런 분위기는 분명 팬들을 극장으로 이끌어 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볼 것 같아요. 또 '여고괴담'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스타가 됐잖아요. 공포영화에 출연하면 스타가 된다는 공식처럼 말이죠. 저희 영화도 신인배우들이 정말 많이 출연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몇 년 지나 스타가 되어 있을 배우들이 꼭 있을 테니 영화 보면서 잘 기억해가며 보시는 재미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고사1'보다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웃음)"

인터뷰가 무르익을수록 지연의 목소리도, 눈빛도 한층 밝아졌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 대한 포부를 밝히면서 그녀는 마치 결사항전의 각오로 출사표를 던지는 장수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강한 결의를 보였다. 지연이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제 최종 목표는 배우 박지연이에요. 지금은 가수랑 연기를 병행하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연기자로 서고 싶어요. 그렇다고 티아라의 지연을 저버린다는 뜻은 아니에요.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아이돌 걸그룹 티아라의 지연'이라고 불리는 상상도 해 보거든요.(웃음) 결론은 가수도 배우도 둘 다 행복하다는 거예요. 제가 욕심이 많죠?(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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