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극여전사, 최강 독일에도 기죽지 않았다

한국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 결승 진출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20세 이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9일 독일 보훔의 레비어파워 경기장에서 열린 2010 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분전했지만 1대5로 완패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4골을 내준 뒤 지소연이 추격골을 터뜨렸지만 또다시 한 점을 헌납하며 주저앉았다. 이날 패배로 여자대표팀은 3, 4위전으로 밀려 나이지리아에 0대1로 패한 콜롬비아와 8월 1일 오후 7시 빌레펠트에서 순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FIFA 랭킹 2위의 독일은 역시 강했다. 비가 내린 탓에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한국 특유의 빠른 공격을 펼치지 못한 환경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실력과 파워 차이도 분명했다. 독일은 강한 힘과 체격을 바탕으로 기술 축구까지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간 여자대표팀은 볼 점유율에서 독일에 앞섰지만 골 결정력 및 경험 부족으로 독일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반 초반 다소 밀리긴 했지만 시소 게임을 펼치던 여자대표팀은 전반 13분 독일의 스베냐 후트에게 선제골을 뺏기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26분 킴쿨리크에게 중거리포까지 얻어맞으면서 휘청거렸다. 여자대표팀은 2실점 후 전열을 가다듬어 전반 중반 이후 페이스를 올렸지만 후반 초반 알렉산드라 포트에게 기분 나쁜 골을 뺏기는 등 3분 사이 연속으로 다시 두 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후반 5분 한국 수비가 걷어낸 공이 이번 대회 강력한 득점왕인 알렉산드라 포트의 다리에 걸리면서 그만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간 것.

여자대표팀은 대량 실점 후에도 포기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공격의 고삐를 죄었다. 미드필드에서 공격까지 패스 위주의 기술 축구를 선보이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나갔고 마침내 후반 19분 '한국의 여자 메시' 지소연이 추격골이자 자신의 대회 7호골을 터뜨렸다. 독일의 중앙 아크 정면에서 수비 2명을 제치는 환상적인 드리블 후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망을 출렁였다.

그러나 곧바로 어이없는 실수가 한국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20분 정영아가 골라인 부근에서 아웃되지 않은 공중 볼을 손으로 잡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독일에 5번째 골을 헌납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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