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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유한 계급론' 저자 베블런

명품이라고 하는 루이비똥 여성용 가방은 매우 비싸다.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평균 월급으로는 만지지도 못한다. 이렇게 비싼 물건을 우리나라 여성의 50%가 갖고 있다고 한다. '과시적 소비'의 대중화라고나 할까.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살 능력이 있음을 내보이기 위한 것이 과시적 소비인데 과연 우리나라 여성의 50%가 그런 재력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다.

이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이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다. 1857년 오늘 위스콘신주에서 노르웨이 이민자에게서 태어났다. 그가 학자로 활동하던 시기는 급속한 공업화와 도시화로 신흥부호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유럽 귀족처럼 뼈대 있는 가문을 갖지 못한 그들은 돈을 펑펑 써대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했다. 베블런은 이런 졸부들의 행태를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자기 과시를 위해 손님들에게 온갖 값진 물건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심어지는 부숴버리기까지 하는 포틀레치 관습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비꼬았다. 이런 내용을 담은 그의 대표작 '유한계급론'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배척당한 노르웨이 이민 2세의 졸부들에 대한 조롱이었다. 예일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했으나 오랫동안 백수로 지냈다. 시카고 대학에서 14년간 재직했지만 역시 가난을 면치 못한 채 1929년 사망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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