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동구 지묘동 암장에서는 밤마다 이색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날렵한 모습의 사람들이 환한 조명을 등에 업고 바위 절벽을 기어오르는 것.
이달 7일 동구청(청장 이재만)과 대구등산학교(교장 장병호)가 지묘동 자연암장의 야간 등반을 위해 암장 주변 5곳에 조명등을 설치한 후 클라이머들이 야간 등반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조명등이 설치된 후 야간등반이 가능해져 개인과 동호인들의 발길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경력 6개월의 서연희(50·여) 씨는 "그동안 야간등반을 하려면 발전기를 가동시켰다. 그나마 발전기가 없는 날은 등반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불편을 겪었는데 이제 조명이 설치되어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묘동 암벽등반장은 1990년 한 산악회가 '도약대'라 불리는 바위를 발견, 코스를 개척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등반가들의 훈련 장소로 하루 평균 50여 명이 찾던 곳이다. 동화천변과 인접한 암장은 대구 도심에서 차로 20~30분이면 바로 앞까지 갈 수 있는 이점 때문에 동호인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또한 40여 개의 다양한 코스까지 개척돼 있어서 고수와 하수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지묘동 암장은 주말이 되면 구미와 경주, 포항 등의 외지 동호인들도 찾아든다. 때마침 방학을 맞아 하계등반훈련을 온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산악부 학생들도 조명 덕분에 환해진 암벽을 오르면서 꿈을 다지고 있었다.
암벽등반은 전신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커, 건강과 다이어트에도 좋고 스릴 넘치고 완등의 성취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고 했다.
경력 3년의 김윤후(64)씨는 "체계적 훈련과 안전장비만 잘 갖춘다면 안전하고 재미있는 스포츠다. 등반할 때의 스트레칭이 유연성을 키워주기 때문에 장년층에게도 권하고 싶다. 좋은 운동을 밤에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도서관에서 불을 밝혀 책을 읽게 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묘동 암장 이용자들은 동구청의 협조로 야간등반을 하게 돼 한여름 밤을 시원하게 보내게 됐다면서 고마워했다. 또한 조명등 설치로 지묘동 암벽등반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암장 점등 시간은 오후 8시, 오후 11시에 자동 소등된다.
글·사진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멘토: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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