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52)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복지국장은 윤기나는 중저음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여성들이 얼굴 생김새 다음으로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요소가 중저음의 목소리라는 한 결혼정보업체의 설문조사 결과에 수긍이 갔다.
수더분한 외모와 함께 마냥 사람 좋을 것 같은 인상이지만 일처리는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6일 정부종합청사에서 만났을 때도 바리톤에 가까운 그 음색으로 부하 직원을 조용히 꾸짖고 있었다. 만들어 온 보고서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업무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게 평소 지론입니다. 대충 서류 만들고, 대충 결재하면 그게 바로 잘못된 정부 정책이 되지 않겠습니까. 직원들도 제 생각을 이해하는 편이죠."
1979년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한 뒤 대부분의 공직 생활을 교과부에서 해온 그는 베테랑 교육 관료다. 석·박사학위도 미국 오레곤대학에서 교육정책학으로 받았다. 2008년에는 공무원들의 민간 교류를 위한 '고용휴직'으로 경희대 교육대학원 강단에 서기도 했다.
이 국장이 지난해 1월부터 맡고 있는 교육복지국은 저소득층·장애아·농산어촌·다문화 및 탈북자 가정 등 사회 소외계층의 교육을 지원하는 부서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정책과도 맞닿아 있는 셈이다. "올 들어서도 저소득층 밀집지역 학교에 대한 예산 확대, 장애아 직업교육 내실화, 특수·유아 의무교육기간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하는 분야인데 아직 배려가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 안타깝습니다."
교육복지국의 또 다른 업무는 지방 초등교육 재정이다. 그도 부산교육청 기획관리국장, 부산시 부교육감을 역임했던 경험을 살려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려 애쓰고 있다. "지방자치제 가운데에서도 교육은 아주 중요한 분야입니다. 방과후 학습 등 실생활과 밀접한 프로그램은 지방 차원에서도 할만한 게 많다고 봅니다.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된 만큼 앞으로 많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관건은 자체 역량의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웠던 가정형편 때문에 영남대 법학과에 진학, 등록금 면제·생활비 보조 등의 혜택을 받는 '천마장학생'으로 졸업한 그는 지역교육의 경쟁력 약화에 대해선 "지방교육 강화를 통해 인재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주민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경주에서 태어나 화랑초교·경주중·경주고를 졸업한 그는 아마추어 사학자이기도 하다. 특히 한·일 고대사, 역사지리에 대해선 스스로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틈틈이 공부한 게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고향이 천년고도인 영향도 있겠죠. 공직 생활을 마치면 대학원에서 제대로 한 번 공부해볼 요량입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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