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되고자 합니다."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전국 중소기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한 40개 '행복지수 1등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경주시 외동읍 ㈜해원에 들어서면 직원을 비롯한 가족들의 단체사진과 함께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다. 지난해 연말 송년회에서 단체사진을 찍어 초대형 현수막으로 만들어 걸어놓은 것.
◆직원이 주인인 회사
#해원이 만드는 제품은 우리가 다니는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가드레일과 낙석방지책 등의 도로안전시설물을 비롯해 야외공원 체육시설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직원 수는 21명. 공장 안 풍경은 여느 철공업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일당백의 역할을 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3억원. 이미 상반기 중 9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업종 특성상 하반기 매출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직원 1명당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작지만 강한 회사'인 것이다.
박용관 대표이사는 이렇게 효율성이 높은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직원이 주인인 회사'라는 원칙을 꼽았다. 여느 중소기업보다 15~20%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초과 이윤이 달성됐을 때는 약정된 지급률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통해 직원들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
회사 경영에 관련된 모든 정보는 경영진만의 것이 아니라 직원 전체와 공유한다는 철칙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매주 월요일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월요조회 시간을 갖는데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자기개발을 위한 강의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이 중 한달에 1회 이상은 회사 경영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회사의 발전이 곧 자신의 발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가족처럼 위해 주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생일날 아침에는 전 직원이 모여 조촐한 축하파티를 연다. 정년도 없다.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 중 가장 고령자는 65세. 60세 이상부터는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원하는 한 얼마든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함께 회사를 키워나갈 인재가 아쉽다
박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뒤 부산의 한 중소기업에서 13년을 일했다. 그는 "부하 직원 입장에서 사장을 보면 어떤 점이 부족하고 불만스러운지, 어떤 점은 본받을만 한지 눈에 쏙쏙 들어오는 법"이라며 "그때부터 회사가 커가면서 사장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직원도 함께 잘 사는 회사를 꼭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런 결심을 지켜나가기 위해 박 대표는 2007년부터 꼬박꼬박 일기를 쓰고 있다. 그의 사무실에 놓인 다이어리에는 하루 동안 만났던 사람과 회사 업무의 진척 상황, 직원 개인에 관한 갖가지 사연들과 기억해야 할 사항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는 "일기쓰기를 통해 하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포부를 다지고 있다"며 "이런 흔적들이 해원을 키우는 밑거름이 된 것"이라고 했다.
해원은 곧 경주 석계공단에 새 공장을 짓는다. 3만3천㎡ 규모의 땅 중 2만6천㎡에는 생산시설이 들어서고 6천600㎡(약 2천평)에는 직원들을 위한 시설을 짓는다. 당구장과 헬스장, 숙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복지관과 함께 연수시설인 수양관이 들어서는 공간이다.
1999년 설립 이후 줄곧 성장 일로를 달려온 해원은 2015년 매출 1천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올 12월 석계공단으로의 이전을 전후해 직원 70여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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