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지 거의 8년입니다. 오랜 유학 생활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가고 싶었던 대학에 못 가게 된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유학을 보내달라고 부모님한테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저를 유학 보낼 만큼의 경제력이 없었습니다. 저한테 한 학기 학비와 6개월의 생활비 정도밖에 지원해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 긴 유학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본 도착 얼마 뒤 아르바이트(알바)를 시작했지만 일본어를 잘 못 하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의 첫 번째 알바는 설거지였습니다. 아주 힘들었던 알바였죠. 며칠 후 20세 생일을 맞았지만 힘든 유학생에게는 더 이상 생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정말 바빴습니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바빴고 새벽이 되어서야 일을 마쳤습니다. 집에 와서 많이 울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학온 것을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인데 끝까지 가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학교와 알바, 그리고 집' 이런 단순한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다행히 1학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2학기부터 일본 정부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 생활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일본에서 2년간 유학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많은 생각 끝에 역시 좀 더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유학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때 여러 선택지 중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저로서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 않고 중국어, 일본어, 영어까지 할 수 있는 저한테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유학생으로서 합법적으로 알바할 수 있는 것도 아주 중요한 선택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유학 생활도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학부생일 때 많이 힘들었죠.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또다시 '학교와 알바, 집'이란 단순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바쁘게 보낸 탓에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었고 대학생답게 놀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아주 외로웠습니다.
하지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우리 교수님들과 알바했던 공장에 있던 형님들, 항상 저를 잘 봐줬습니다. 또 너무 바빠 연락 못 해도 계속 연락해 주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힘들었던 대학생활 잘 견뎠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苦盡甘來'(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것이죠. 아직 이만큼은 아니지만 유학 생활이 많이 좋아지고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학부 4학년 2학기부터 새로운 유학 생활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전액장학금으로 대학원에 합격하게 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없어지고 시간도 생기면서 좀 더 다양한 유학 생활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더 많은 사회경험을 얻기 위해 대구상공회의소의 국제통상모니터요원에 신청을 하고 합격했습니다. 그 후 2년 동안 통상모니터요원으로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통역과 번역 일을 하고 방학 때는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아름다운 추억과 소중한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상공회의소 추천으로 KBS대구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습니다. 유학 생활 중 방송에 나가게 된다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인 친구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5년 전에 영남대에 처음 왔을 때 외국인이라고는 중국인 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영남대가 다양한 국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교환학생 등으로 온 외국인 학생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 덕분에 이제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만나고 친구가 되면서 언어능력도 많이 향상됐고 더 많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유학 생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좀 더 여유를 갖고 한국을 즐기며 배우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무탈리푸 케레무'영남대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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