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초기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 후에도 생산됐던 과하주는 6·25 전쟁으로 명맥이 끊어졌다가 1984년 치과의사이자 김천문화원장이던 송재성(작고) 씨가 1988서울올림픽을 겨냥해 우리나라를 찾는 세계인들에게 우리술을 맛보인다는 신념으로 복원시켰다.
1987년에는 경북도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됐다. 알코올 도수 16도 짜리 약주형 순곡주와 23도 짜리 소주혼합주 등 두 가지를 생산한다. 봄철인 우수·경칩에 빚는 것이 최적기이지만 대개는 정월 보름에 빚어 사월초파일 쯤에 마신다.
찹쌀을 샘물에 담갔다가 하루 뒤 건져내 고슬고슬하게 찐 다음 같은 양의 누룩가루를 섞어 반죽한다. 그 다음 떡매로 쳐서 떡편을 만들어 술독에 넣고 한지로 밀봉, 서늘한 곳에서 30일간 장기 저온 발효시켜 빚는다. 이 술이 약주형의 과하주다. 약주라기보다 청주라는 것이 더 어울린다. 청주를 뜨고 난 다음 술지게미를 고아 30도 안팎의 소주를 낸 다음 이를 16도 약주와 섞어 100여 일가량 숙성시키면 23도의 '과하소주'가 탄생한다. 이것은 한여름에도 변질이 없다. 소주처럼 톡 쏘는데 맛은 부드러운 약주다. 일반적인 전통주처럼 고두밥에 바로 누룩을 섞어 발효시키는 방법과는 차이가 난다. 과하주는 일반 전통주와 마찬가지로 숙취가 전혀 없다. 갈증을 없애주고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도와 고혈압과 신경통에도 좋은 술로 정평이 나 있다.
"약주와 청주는 비슷하지만 상온에서 보름정도 정도 발효시켜 떠낸 술은 13, 14도 안팎의 도수를 내지요. 이게 약주이고, 청주는 약 45일 이상 저온발효로 17, 18도 안팎의 도수를 내지요. 발효 기간과 주도 차이 입니다." 1991년 정식 제조 허가를 낸 과하주는 형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강호 씨가 맥을 잇고 있다. 현재 그는 과하주 제조 기능보유자(인간문화재) 전수조교다.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김천주조 건너 편에서 병원을 하던 형님은 자주 과하주 도가에 들러 제조 과정을 익히 봐 왔다"면서 "복원 당시 김천주조 생산직원이었던 조무성 씨를 찾아내 함께 숱한 시행착고 끝에 다시 술을 빚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하천이 폐쇄된 지금은 인근에서 지하 180m의 무공해 청정 암반수를 얻어 과하주를 빚는다고 한다.
안동·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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