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혼이주여성 보듬어 줄 경북여성프라자 건립해야"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여성의 잠재된 에너지를 사회로 끌어내자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이제 어떻게 그 에너지를 끌어내느냐가 문제죠. 경북여성프라자의 건립은 그래서 더욱 필요합니다."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2014년쯤 경북도청이 이전하면 도청과 함께 경북여성프라자를 건립할 것을 적극 건의하고 있다. '여성프라자'는 여성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을 모아서 입주시켜 여성정책과 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형태이다. 개원 이래 첫 상근 원장으로 지난해 2월부터 3년 임기를 시작, 절반을 걸어온 한 원장은 여성프라자 건립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1997년 첫출발했지만 지금은 많은 시도의 여성정책기관에 추월당하고 있다. 전남은 180억원을 들여 지난해 '전남여성프라자'를 개원했는가 하면 서울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만들어 풍부한 재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인다. 강원도 역시 여성회관을 '여성프라자'로 리모델링해 시설을 보완하는 등 큰 폭의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현상 유지에 불과하고 대구는 아직 걸음마조차 떼지 못한 상태다.

경북에는 다문화가정을 이룬 결혼이주여성이 많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다문화가정 여성의 정체성 확립과 일자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경북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이 9천여 명에 이르지만 교육 및 관리는 각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교육 역시 한글 교육과 2세 교육, 요리 강좌 등 단발성에 그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들에 대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다.

한 원장은 "이주여성들이 우리 사회로 통합되기 위해선 총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성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경북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 결혼이주여성들이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기 위해선 사회적 노력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지난 1월 여성가족부로부터 성별영향평가센터로 지정됐다. 정부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양성평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제도인 '성인지 예산제도'가 입법화되면서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성별영향평가센터는 이를 홍보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 농기구 사용에까지 남녀 성평등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몫은 점점 커져 가는데 이를 지원하고 지지해주는 기관은 아직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구와 경북 여성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입니다."

최세정기자 사진·성일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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