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열대야가 대구를 휘감은 한여름 밤, 대구 시민들은 '공포'를 맛보며 더위를 쫓았다. 3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제7회 호러공연예술제에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의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무서움을 만끽하며 서늘함을 맛봤다.
본 공연으로 통일신라시대 문무왕의 감은사 건립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귀면와' 공연 도중 오싹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숨죽이거나 비명을 질렀다. 그러다 쑥스러운지 웃는 소리도 들렸다. 일부 어린이 관객들은 엄마 곁에 꼭 붙거나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공연 장면을 지켜보기도 했다. '귀면와'에 문무왕으로 출연하는 대구MBC 라디오 방송의 '달구벌 만평'으로 유명한 홍문종 씨 등 출연진들은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1일 밤이 마지막 공연이다.
호러공연 예술제는 8시부터 식전 공연이 시작되고 연극은 밤 9시가 넘어 시작된다. 연극 공연장 바로 앞에는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호러 부스가 있다. 영정사진이 놓이고 향불이 피워진 빈소에서 소복을 입고 관 속에 들어가는 '저승으로의 여행' 체험코너도 있다. 1천~2천원이면 즐길 수 있다. 동서양의 유명 공포영화의 명장면만을 모은 30분짜리 호러 영화관은 무료다. 호러 부스의 백미는 '유령의 집'. 귀신으로 분장한 배우 7명이 출연, 50여 개의 '귀신 마네킹'과 함께 곳곳에서 나와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여기에 드라이아이스 효과와 음산한 조명과 비명, 신음, 곡소리 등이 어우러진 음향효과가 더해져 공포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호러 축제는 1일까지 열린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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