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누군가를 가르치며 스스로 성장해 가는 사람이다. 지식을 가르치고, 삶을 가르치고 지혜를 나누는 사람들이 바로 교사이다.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가르치는 아이들과 상관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배움을 청하는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교사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과외 선생님과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와 같은 방과후 선생님 등 여러 교사들을 만난다. 가르치는 내용과 학생들을 만나는 방식은 교육 내용과 환경에 따라 여러모로 다르다.
정규 학교 과정에서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일은 어제오늘이 아니고 아이들 또한 당연한 듯 받아들인다. 학원은 학교보다 더 강하게 주입식으로 가르친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보다 효과적인 것이 없다. 이렇게 되다 보니 학원에서 배우고 해야 할 것들이 더욱 많아졌다. 어느 순간에 우리들은 누군가 가르쳐 주는 것을 그대로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됐다.
이렇게 커온 아이들은 자기 주도적 삶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생각할 겨를 없이 주어진 일과표를 따라가기 바쁘다.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수동적이고 자기 회피적인 모습을 더 많이 보인다. 그러니 기회가 왔을 때 더욱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놀거나 즐기려고 한다. 여유 있는 쉼의 모습이 아니라 허겁지겁 욕구를 채우는 아이들로 변해갔다.
교사의 자질 중에는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관심과 적극성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교사가 모든 길을 가르쳐주고 아이에게 택하게 만드는 방식은 특별할 것이 없다. 오히려 아이가 먼저 적극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사가 한 발 물러나는 일이 더욱 어렵다. 아이 스스로 할 것을 찾고, 해 보겠다는 열망을 나타낼 때까지 참고 기다려 주는 일은 교사가 가져야 할 더 큰 덕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모든 일들은 다른 사람과 경쟁을 통해서는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단기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를 통한 내면의 경쟁 속에서만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눈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교사의 역할이 아닐까? 교사는 앞서 갈 수도 있지만 아이 뒤에 서서 아이가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힘들 때마다 뒤를 돌아보면 굳건하게 서있고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야말로 지금 꼭 필요한 교사의 모습일 것이다.
모두가 뒤에 설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요즘은 앞에서 아이들을 당기는 교사들만 많은 것이 문제다. 앞에서 당기고 뒤에서 밀어주는 교사들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스스로 뛰어넘을 수 있는 도움닫기 시간을 주자. 끝까지 믿어주는 교사가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요즘처럼 천 길 낭떠러지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은 언제나 뒤에서 든든히 지켜주는 교사들일 것이다.
김병현(공동육아 방과후 전국교사회의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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