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외할아버지께서 '너의 달란트(재능)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누가 바이올린을 켜달라고 하면 절대 거절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하나님도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는 서로를 위해 봉사하는 삶에 사용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바이올린 연주로 세상의 밝은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죠."
국내에서는 조금 낯설지만 세계적으로 종교음악과 영화음악 연주자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진주(43·사진) 교수가 지난달 31일 안동시 북후면 도촌리 '애명복지촌'을 찾아 장애우들을 위해 연주했다.
이날 '하나님의 편지를 전하러 온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백진주 교수 연주회'에는 애명복지촌을 비롯해 애명요양원, 영명학교 학생, 영주·의성·예천에서 찾아온 장애우 등 500여 명이 함께해 백 교수의 바이올린 연주에 함께 기뻐하고 찬양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백 교수는 '연가' '진주 조개잡이' 등 대중가요와 '옛날의 금잔디' '나의 살던 고향은' 같은 동요, 가곡 '초우'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연주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만 바라볼지라' '날마다' '하나님의 나팔소리' '복의 근원 강림하사' 등 찬송가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다.
지적장애 2급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애명선교단원 최상혁 씨와 목원대 음악교육학과 소프라노 최지연 씨의 특송, 영명학교 도촌분교 배연일 분교장의 시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를 장혜숙(안동 색동회장) 씨의 목소리로 듣기도 했다.
백 교수는 "미국에서 보조교사로 일할 때 처음 접했던 장애우들의 해맑은 웃음과 마음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고통받고 있는 장애우들에게 음악을 통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전할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연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아이돌그룹과 연예인 등에 심취해 있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 이야기와 바이올린 연주를 들려주면서 삶의 목표를 새롭게 세울 수 있는 '롤 모델'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주회와 강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했다.
선화예고를 다니다 미국으로 이민간 뒤 UCLA에서 석·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칼스테이트 롱비치(Cal State Long Beach)와 바이올라(Biola)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6월 국내로 들어와 종교음악, 작은음악회, 농촌지역 연주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애명복지촌 연주회를 마친 백 교수는 다음날 안동 옥동 두레교회에서 신앙간증을 겸한 연주회를 마련하는 등 연주사역에 나서고 있다.
백 교수는 지난 6월 봉정사 입구 '만휴'와 예천우체국 고객초청 음악회에서 연주를 했으며, 10월 장암농원 음악회, 내년 3월 만휴에서 장사익 선생과 연주회 등 지방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백 교수는 "음악으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사람을 만나고, 내 음악을 통해 기쁨과 새로움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내 음악이 기쁨이 되고 천국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라도 바이올린을 켜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월트디즈니 자회사인 픽사의 전속 연주자인 그는 '아바타' '해리 포터' '슈퍼맨 리턴즈' '스타워즈' '업' '클릭' '데자뷰' 등과 한국영화 '뷰티플 썬데이' 등에서 음악을 연주했다. 셀린 디옹, 제임스 브라운, 폴 영, 로드 스튜어트, 맥스 루카이도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콘서트와 앨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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