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원 만족이 고객 만족" 소통하는 CEO '펀경영'

지역 기업들이 딱딱하고 지루한 정례 회의에 자유토론이나 문화이벤트를 가미하는 등 소통과 즐거움을 강조한 부드러운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노래강사를 초청한 대구백화점
지역 기업들이 딱딱하고 지루한 정례 회의에 자유토론이나 문화이벤트를 가미하는 등 소통과 즐거움을 강조한 부드러운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노래강사를 초청한 대구백화점 '한마음 교례회'.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격의없는 자유토론이 벌어진 대구은행
격의없는 자유토론이 벌어진 대구은행 '2010년 제2차 부점장회의'. 대구은행 제공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즐겁다."

지역 기업들이 소통과 즐거움을 강조한 부드러운 경영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딱딱하고 지루하기 마련인 회의를 격의 없는 자유토론이나 문화이벤트로 채워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것.

대구백화점은 2일 열린 '한마음 교례회'에 노래 강사를 초청했다. 매달 영업성과를 보고하고 회사의 경영방침을 전달하는 월례회의가 신나는 노래와 율동이 어우러지는 이벤트로 꾸며진 것. '직원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야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펀(fun) 경영'의 하나이다. 앞서 지난 7월 교례회에서는 대구현대음악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여인의 향기'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 연주를 감상하기도 했다. 백화점 직원들의 퇴근 시간이 다른 업종에 비해 늦은데다 주말과 휴일에도 쉬기가 어려워 제대로 된 문화공연을 즐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무대였다.

이 밖에도 대구백화점은 웃음치료사를 초청하거나 직원들이 직접 쿨비즈 제안 패션쇼를 꾸미는 등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백화점 최영대 이사는 "이런 갖가지 강좌와 문화행사를 통해서 바쁜 매장업무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직원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획된 행사"라며 "나아가 직장에 대해 더 큰 보람과 가치를 느끼고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달 23일 대구은행 하춘수 은행장은 정례 간부직원 회의인 '2010년도 제2차 부점장회의'에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제가 마이크를 잡으니 모두 긴장한 것 같은데, 앞사람 어깨를 주물러 주시면서 긴장을 풀어 볼까요?" 하 은행장이 편안한 농담을 건네자 굳어 있던 부점장들의 표정이 이내 풀렸다. 이날 회의는 'Hi-CS실로의 초대'를 주제로 직원과 함께하는 소통경영을 위해 마련된 자유토론회였다.

가볍게 시작된 이날 회의는 역대 부점장회의 가운데 발표 참여 인원이 가장 많았을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회의 도중 하 은행장이 프로야구 시구 당시 입었던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과 모자, 시구공을 내주는 깜짝 이벤트가 마련되기도 했다. 하 은행장은 "낡은 청바지를 고수하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처럼 권위적인 리더십을 버려야 한다"며 "조직원과 조직의 이익에 부합하는 솔선수범의 자세가 임원 및 부점장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은 이번 자유토론회를 계기로 사내 토론 문화를 강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린 의사소통, 영업력을 강화시키는 현장경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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