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여야 대표의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취임 후 7·28재보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야심 차게 마련한 후속 당직 개편안이 비주류의 반발에 밀려 무산될 위기에 처했고, 정 대표도 자신의 퇴진으로 재보선 참패 책임론을 수습하려고 했지만 비주류 측의 공세에 밀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놓은 당직개편 초안에 홍준표 최고위원과 서병수 최고위원 등 비주류 측은 '전당대회 논공행상 인사' '편파적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4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개편안을 재논의, 주 내에 매듭짓기로 했다.
안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등 당내 지도력을 조기에 확립하지 못함에 따라 자신의 당내 위상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이재오 의원이 복귀함에 따라 여권 역학구도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안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2석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안 대표가 내놓은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박성효 전 대전시장에 대해 대다수 최고위원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호남 몫의 김 전 처장은 논란을 빚었던 선진국민연대 출신이고, 정두언 최고위원과 전대 과정에서 갈등을 벌였다는 점에서 비토가 있었다는 것. 충청권 배려 차원에서 친박 몫이라는 박 전 시장에 대해 친박 측이 '친박이 아니다'며 다른 인사를 임명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측은 또한 조직을 관리하는 제1사무부총장을 관례대로 친박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지역 출신 친박계에서는 제1사무부총장은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이, 홍보기획본부장은 주성영 의원(대구 동구갑)이 맡을 공산이 커졌다.
○…당초 대표직 사퇴를 통해 재보선 정국을 벗어나려던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주류 측은 비주류 측의 지도부 총사퇴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2일 밤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날 오전 사퇴 방침을 확정한 정 대표와 송영길·박주선·김민석·안희정·김진표 최고위원 5명 모두 동반 사퇴키로 했다. 대신 박지원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박기춘·박병석·조영택·최영희·최철국·홍영표 의원, 김태년·신계륜 전 의원 등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11명이 비대위원으로 참여키로 했다. 나머지 2명은 박 원내대표가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노영민 대변인은 "민주당 최고위는 당의 안정을 위해 정 대표와 함께 일괄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도부에서 물러난 정 대표는 여의도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차기 전대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총사퇴로 '민주 잠룡'이 대거 등장할 기세다. 부산, 충북 등 전국을 누비며 조직 정비에 나선 정동영 상임고문과 춘천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대표가 '전대 행보'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비주류인 천정배 의원과 호남 기반이 탄탄한 박주선 최고위원도 나서고 있다. 민주당도 '빅3 줄서기'에다 각종 이합집산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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